제62화
하예원은 떨리는 속눈썹을 한 채 최도경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아직도 윤수아를 감싸고 싶어?”
마치 웃긴 농담이라도 들은 듯 최도경이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최도경은 냉소적이고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
“내가 그렇다고 하면 다음엔 또 어떤 수를 써서 네 목적을 이룰 거야?”
하예원의 눈동자가 떨렸다.
“무슨 뜻이야?”
“이 병원은 심씨 가문에서 운영하는 병원이야. 최씨 가문의 사모님이 병원에서 계단에서 밀쳐져 다쳤지. 그런데도 가해자를 벌하지 않는다면 병원의 명성은 끝장이야. 심씨 가문은 세원시에서도 명망 높은 가문이야. 오랫동안 좋은 평판을 쌓아왔고 특히 악행에는 가차 없기로 유명하지. 가해자가 누군지 알게 된 이상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거야.”
최도경은 하예원 앞까지 걸어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판단하기 어려운 표정이 서려 있었다.
“내가 윤수아를 감싸려면 꽤 큰 대가를 치러야 했을 거야. 윤수아는 나에게 그 정도 가치 있는 사람은 아니야. 너도 이 점을 계산에 넣었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한 거 아니야?”
하예원의 숨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졌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당신 말은 윤수아가 나를 밀지 않았고 내가 일부러 자작극을 벌여 윤수아를 모함했다는 거야?”
최도경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건 아니야.”
하예원이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능력이 있어서 윤수아를 조종해서 날 민 거라고 생각해?”
“윤수아를 자극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지. 하지만...”
최도경이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갔다.
“하예원, 너무 조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조급하다고?”
최도경의 잘생긴 얼굴엔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
“그토록 정성을 다해 나한테 잘해준 것도 결국 이 순간을 위해서였던 거잖아?”
하예원의 눈동자가 떨렸고 이불 밑에 숨겨진 손가락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몇 초간의 정적 후 그녀는 조용히 웃었다.
“보아하니 다 알고 있었나 보네.”
최도경이 어떤 사람인지는 이 짧은 시간 안에 그녀도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를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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