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주변 사람들은 상황이 더 커지길 바라는 듯 야유와 웃음으로 분위기를 부추겼다.
분노가 정점을 찍은 순간 한강훈은 마침내 이성을 잃었다.
하예원은 경호원 두 명에게 억지로 소파에 밀쳐졌다.
어두운 조명 아래의 룸 안은 마치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짐승이 숨결을 죽이고 기다리던 공간처럼 기묘하고 불길한 기운이 맴돌았다.
“놔! 이 미친놈들아, 놓으라고!”
하예원은 격하게 몸부림쳤다.
이제는 아무리 평정을 유지하려 해도 두려움이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짝!
짝!
한강훈이 하예원의 뺨을 때리자 그녀의 뺨은 붉게 부어올랐다.
한강훈은 손을 털며 위압적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젠장, 감히 나한테 손을 대? 오늘 너한테 후회라는 게 뭔지 똑똑히 가르쳐줄게.”
하예원은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았다.
기운이 다 빠진 듯 혹은 모든 걸 체념한 듯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멈춰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한강훈은 화가 가라앉았다.
저항을 멈춘 하예원이 드디어 포기한 줄 안 한강훈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휘저었다.
“됐어, 너흰 나가 있어.”
그러고는 허리춤의 벨트를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이랬으면 덜 고생했을 텐데. 이제야 착해졌네?”
한강훈은 참을 수 없다는 듯 하예원에게 다가갔다.
코끝을 찌르는 술 냄새가 그녀에게 밀려 들어오자 하예원은 토할 뻔한 걸 겨우 참았다.
한강훈이 하예원에게 얼굴을 들이미는 바로 그 순간, 하예원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맥주병을 한강훈의 머리통에 힘껏 내리쳤다.
쾅!
병은 산산조각이 났고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자 순간 정적이 흘렀다.
붉은 피가 한강훈의 머리에서 천천히 흘러내렸다.
그는 멍한 눈빛으로 뒤통수를 만져 보더니 손에 묻은 피를 보고 눈이 돌아버렸다.
“이 개같은 년이!”
한강훈은 또 한 번 하예원의 뺨을 거세게 때렸다.
눈앞이 번쩍이고 머릿속이 울렸다.
하예원은 애초에 기절시키려던 거였지만 힘이 빠진 탓에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녀의 행동에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한강훈은 입술을 질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