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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강승아는 연행될 때 구도운을 스쳐 지나가며 마구 몸부림치면서 그의 옷자락을 잡아끌었다. 다만 그녀는 벌겋게 충혈된, 증오가 가득 담긴 눈빛을 마주했다. 흠칫 놀라던 사이, 구도운이 그녀를 거칠게 밀쳐냈다. 현장은 쥐 죽은 듯 싸늘해지고 망연자실한 구도운과 구도영만이 남아 있었다. 병원에 갔던 비서가 돌아와 구도운에게 말했다. “대표님, 서은수 씨 병원에 없어요. 간호사 말로는 은수 씨 할머니가 일주일 전에 이미 사망했다고 합니다...” “뭐?” 구도운과 구도영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그들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비서를 쳐다봤다. “말도 안 돼.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은수가 왜 나한테 아무 말 없었냐고!” 비서가 재빨리 해명했다. “사망 시각은 지난주 금요일 밤 11시입니다. 제가 확인했어요.” 지난주 금요일, 바로 그들이 술집에서 파티하던 날이었다. 설마 서은수가 그들의 대화를 엿들어서 할머니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은 걸까? 구도운은 문득 기억났다. 그 시간에 자신이 공항에 있었고 휴대폰은 강승아가 확인하겠다며 가져갔던 것을... 휴대폰을 꺼내 보자 아니나 다를까 예전에 삭제되었던 수십 개의 부재중 전화와 삭제된 메시지들이 보였다. “젠장!” 구도운은 즉시 뛰쳐나갔고 구도영도 그를 따랐다. 두 사람은 차에 올라 미친 듯이 별장으로 질주했다. 별장에는 아무도 없고 테이블 위에 USB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 아래에는 종이 한 장이 깔려 있었는데... [구도운,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은 너를 너무 쉽게 믿은 거야.] 구도운은 종이를 쥔 손가락이 떨렸다. 그의 눈은 순식간에 빨갛게 충혈되었다. 구도영은 어느새 USB를 노트북에 꽂고 폴더를 열었다. 안에는 서은수가 무려 3년 동안 괴롭힘을 당했던 증거들이 담겨 있었다. 문득 두 사람의 휴대폰이 동시에 울렸다. 서은수가 보낸 낙태 수술기록과 태아 사진이었다. [너희들 원하던 대로 아이는 깨끗하게 처리했어.] 싸늘한 정적이 흐르고 공기마저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서은수가 임신하고 아기를 지웠다고 한다. 두 남자는 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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