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늦은 밤, 클럽 룸 안.
구도운과 구도영은 끊임없이 술을 들이켰다. 그들 앞에는 이미 빈 술병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과거 그들과 함께 계략을 꾸미고 작전을 모의했던 친구들이 주변에 둘러앉아 있었지만 늘 시끌벅적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룸 안에는 죽음과 같은 침묵만이 감돌았다.
“도운아, 그만 마셔!”
조규민이 구도운의 손에서 술잔을 빼앗고 구도영의 술잔도 빼앗으려 했다.
“이미 이렇게 된 거 아무리 마셔봤자 소용없어.”
“맞아.”
다른 친구들도 동조했다.
“대체 왜 이렇게 마시는 거야? 구진 그룹 후계자 자리를 위해서야 아니면 강승아 때문이야? 그것도 아니면 서은수 때문이야? 솔직하게 말해야 우리가 분석이라도 하지.”
서은수의 이름이 나오자 흐느적거리던 구도운과 구도영이 비로소 반응했다.
“은수야...”
구도운은 또다시 술잔을 들었다. 그는 잔을 흔들다가 고개를 젖혀 한 모금 마셨다.
강승아의 본모습을 알기 전까지 그의 마음속엔 오직 강승아뿐이었다. 서은수에게는 연기만 했을 뿐 일말의 진심도 없다고 믿었다.
구도영과 서은수의 관계에 대해서는 마음 한구석이 껄끄럽고 불편했지만 더 깊게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이제 강승아의 본색이 드러나자 서은수에 대한 죄책감과 함께 구도영에 대한 분노도 밀려왔다.
만약 그가 서은수를 건드려 임신시키지 않았다면 두 사람이 오늘날에 이르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구도운은 대뜸 술잔을 바닥에 내던지고는 구도영의 멱살을 잡아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이 빌어먹을 자식, 누가 은수 건드리래! 누가 은수 건드리라고 허락했냐고! 은수 내 여자야!”
구도운은 술김에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불만과 질투심을 폭발시켰다.
그는 서은수를 사랑하는 걸까?
본인조차도 모르는 이 마음을...
단지 모든 진실이 밝혀진 후, 서은수가 더 완벽하고 소중한 존재로 느껴질 뿐이었다.
그는 구도영을 질투했고, 구도영이 그녀에게 가한 상처를 증오했다. 서은수를 만나 직접 사과하고 싶었다.
술기운이 오를수록 지난 3년 동안 서은수와 함께했던 장면들이 더욱 선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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