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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낯선 사람의 각도에서 임유아는 로이가 안쓰러웠다. 생명의 은인에서 다시 도움을 받은 입장이 되니 그녀는 진심으로 로이가 과거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기를 바랐다. “로이야, 세상이 한 사람만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야. 그러니까 내 말은 꼭 나에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다른 것들도 느껴보고 체험해보는 건 어때?” 그녀는 손가락 끝으로 로이의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그녀의 눈가에 이전과는 다른 부드러움이 가득했다. 로이는 눈을 감고 이 순간을 탐욕스럽게 느꼈다. 단순히 눈물을 닦는 제스처였지만 그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갑작스러운 노크 소리가 두 사람의 대화를 끊었다. 오는 사람을 확인한 로이는 재빨리 냉담한 표정을 되찾으며 불쾌하게 말했다. “누가 들어오라고 했어? 룰은 개나 줘버린 거야?” 용병 복장의 남자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며 고개를 숙인 채 감히 눈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밖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와 소란을 피우고 있습니다. 선두에 선 남자가 자신의 아내를 찾으러 왔다는데 제오 가문이 뒤봐주고 있어서 저희가 감히 정면으로 맞설 수가 없었습니다...” 제오 가문은 로스 가문처럼 동등한 실력을 갖춘 흑서 가문이라 로이조차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상대였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에게 나가라고 손짓을 하고는 뒤돌아 웃으며 임유아를 안심시켰다. “누나, 여기서 푹 쉬고 있어. 나 금방 돌아올 테니 필요한 거 있으면 옆에 있는 벨을 눌러. 사람들이 알아서 준비해올 거야.” 임유아는 옆에 있는 호출 벨을 흘끗 보더니 따뜻한 온기가 마음속으로 흘러들었다. 그가 떠나려 할 때, 임유아는 그의 소매를 덥석 잡으며 거절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나도 가서 보고 싶어. 느낌상... 날 찾아온 사람 같아.”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는 밖에 있는 사람이 천우진임을 확신했다. ... 같은 시각, 가든의 대문 앞에서는 두 개의 다른 세력이 총을 겨눈 채 대치하고 있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아서 나무 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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