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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이번엔 네가 틀렸어

“...” “뭘 모르는 척이야. 여 대표님이 너 좋아하는 거 너도 알고 있었잖아.” 문지원은 모르는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유서연이 오해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진우가 날 좋아할 리가 없잖아.” “아까 못 들었어? 너한테 지원이가 아니라 소정이라고 하잖아. 나도 모르는 이름인데 대표님이 그걸 어떻게 알아? 아까 너 고개 숙이고 있을 때도 대표님이 너 엄청 뚫어지게 쳐다봤어.” “그건... 내가 대표님 처음 봤을 때 내 이름이 문소정이라고 속여서 그래.” 유서연이 말한 그 눈빛은 아마도 화를 참는 눈빛이었을 것이다. 따지고 싶은 게 많지만 유서연 앞이라 문지원의 체면을 지켜주려 애써 참다가 나온 눈빛 말이다. 문지원이 해명을 했지만 유서연은 좀처럼 그 말을 믿지 못했다. “아니라니까! 내가 이런 건 틀려본 적이 없어. 대표님 너 좋아하는 거 확실해.” “이번엔 네가 틀렸어.” 여진우가 자신을 좋아한다니, 문지원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여진우는 자신을 애완동물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 테니 소유욕이야 있겠지만 그 감정이 사랑일 리는 없었다. ... 일하려면 일단 집부터 알아봐야 했기에 문지원은 유서연과 함께 회사 근처에 있는 오피스텔을 몇 개 둘러보았다. 집을 정한 유서연이 부모님을 뵈러 흥주로 내려가자 문지원도 안세영에게서 벗어나 평온한 주말을 보내기 위해 택시를 잡아 별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했다. “기사님, 하성구 수오동 골목으로 가주세요.” “아가씨, 내가 이 일을 오래 해서 거기가 어딘지는 아는데 거기까지 가는 게 쉽지 않아요. 재개발은 들어갔다고 하는데 새 건물이 올려지지 않아서 올 때는 택시도 못 잡을 거예요.” 오랜만에 가보는 집이라 문지원도 그곳 상황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럼 제가 돈 더 드릴 테니까 거기서 저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요 그럼.” 돈을 더 준다는 문지원의 말에 기사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액셀을 밟았다. 하성은 원래 임주시 밖의 작은 도시였는데 얼마 전 임주시로 귀속되면서 하성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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