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기발한 방법

여진우는 겁을 주는 것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는 부드럽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다만 한 번만 하고 그녀를 쉬게 해주었다. 사실 오늘은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었다. 아무리 그녀를 원해도 그녀의 몸 상태를 고려해야 했으니까. 그런데 그녀는 거의 제 발로 자기 남편을 다른 여자 침대에 갖다 바치려고 했다. 그것도 흥을 돋우는 약까지 챙겨서 말이다. 여진우는 당장이라도 문을 박차고 나가 안세영에게서 약을 빼앗아 문지원의 입에 쑤셔 넣고 싶었다. 하루 종일 이쪽저쪽 경계하더니 이제는 자기 옆에서 자는 사람까지 의심하게 생겼으니 말이다. 짙은 눈썹을 찌푸린 여진우는 휴대폰을 가져와 침대에 기대앉아 전화를 걸었다. “당장 안세영을 유럽으로 불러가든지, 아니면 내가 직접 내쫓아 버리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세요!” 전화 너머에서는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망할 놈이 버릇없이 지금 누구한테 말하는 거냐?!” “제 일에 누구든 간섭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드렸잖아요. 그리고 안세영과 결혼할 일은 절대 없어요.” “흥, 다 컸다고 이제 아버지한테 대들기까지 하는구나. 어?” 여진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계약대로 3년 안에 동남아시아에서 여 씨 가문의 세력을 확장하고, 지난 10년간 벌어들인 수익만큼의 이익을 달성하면 저 역시 자유의 몸이 되는 겁니다.” “네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뼛속까지 여씨 가문 핏줄이야.” 여승철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바깥에 있는 여자는 그냥 즐기기만 해. 집에 데려올 생각은 하지 말고.” 그는 심지어 아들 곁에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누구든 상관없었고 여씨 가문의 며느리가 될 가능성은 애초에 없기 때문이었다. ... 문지원은 더위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허리에는 묵직한 팔이 단단히 감겨 있었고 살갗이 맞닿아 있으니 당연히 더울 수밖에. 옆에 있는 사람이 깨어난 것을 느낀 여진우도 눈을 떴다. 갓 잠에서 깬 그의 앞머리는 헝클어져 있었지만 험악한 기운이 사라진 검은 눈동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