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이원석의 개인 번호
“거래 조건이 여원 그룹의 지분이라면 제 의뢰인도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선... 원석 씨도 저희 여원 그룹에서 제안한 조건부터 한번 보시는 건 어떨까요?”
문지원이 미리 준비해 온 서류를 꺼내려 하자, 이원석은 조용히 손을 들어 말을 막았다.
“괜찮습니다. 지원 씨는 가서 여 대표님께 제 제안만 전해 주세요. 저희의 제안에 관심이 있으시면 그때 다시 연락하시죠.”
그 말은 명확했다. 돈에는 관심 없다는 뜻이었다. 하신양의 주식을 단순히 현금화할 생각은 없었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 정도로 거절 의사를 밝혔는데 더 말을 붙이면 오히려 실례일 것 같았다.
문지원은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가서 대표님께 보고드리고 추후에 제가 다시 연락드릴게요.”
“네.”
문지원은 서류를 챙겨 문 쪽으로 향했다.
문 앞에 거의 다다랐을 때, 이원석이 뒤에서 그녀를 불렀다.
“잠시만요. 이건 제 개인 번호예요. 필요하시면 언제든 직접 연락해 주세요.”
그가 메모지에 번호를 적어 건네자, 문지원은 잠시 망설이다가 받았다.
“감사합니다. 좋은 인연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그러자 이원석은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그건 지원 씨가 ‘아저씨’랑 어떻게 얘기하느냐에 달렸겠네요.”
이번에는 일부러 ‘여 대표님’ 대신 ‘아저씨’라고 불렀다. 두 사람의 사적인 관계를 은근히 언급하는 말투였다.
문지원의 얼굴에 잠시 당황한 기색이 스쳤지만, 이내 다시 냉정하게 업무 모드로 돌아갔다.
“농담이 지나치시네요. 저는 공사 구분은 명확하게 하는 편이라서요. 저는 대표님과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업무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이원석은 한쪽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받아쳤다.
“그래요? 회사 일 말고도 사적으로 이런저런 얘기가 통한다는 게 의외네요. 여 대표님이 지원 씨보다 여덟 살이나 많다고 들었는데, 그 정도 나이 차이면 보통 쉽게 친해지기 어렵잖아요. 게다가 밖에서는 워낙 차갑고 냉정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데, 지원 씨한테는 생각보다 좋은 ‘아저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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