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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까발려진 봉만덕의 악행

문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도박 끊고 살면 제일 좋겠죠...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요?” “걱정하지 마. 이번엔 확실히 끊게 할 거니까.” “쉽지 않을걸요...” 문지원은 피식 웃었다. ‘도박을 끊는다는 말을 그 인간 입에서 몇 번이나 들어봤는데... 결과는 뻔하지.’ “어떻게 하면 끊을 수 있을까? 생각 좀 해보자.” 여진우가 슬며시 웃었다. “안 되면 손가락이라도 잘라버릴까? 손가락이 없으면 도박도 못 하겠지.” 문지원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저씨... 제발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장난이야.” 여진우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문지원이 겉으로 강한 척해도 막상 수위가 센 농담을 던질 때면 발끈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아직 얼굴 볼 준비가 안 된 것 같으니... 회사로 갈까?” “네.” 차에 타고 나서, 여진우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하신양 의결권 대리인 쪽에는 연락해 봤어?” “네.” 문지원은 이전에 이원석이 내건 조건이 떠올라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아저씨 말대로 다 소용없는 일이었어요.” “상대 쪽 생각은 뭐래?” “여원 그룹 지분 달라네요.” 여진우가 비웃듯 웃었다. “모두가 곤란할 때를 제대로 노려서 덤비는구나.” “그러게요. 그래서 그쪽에서 내건 조건은 본사에 따로 보고하지 않았어요.” 문지원은 이런 제안을 절대 수락할 수 없으니, 괜히 보고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대정그룹 인수는 여원 그룹을 더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였지만, 그걸 위해 여진우의 지분을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대정그룹 건은 네가 더 신경 안 써도 돼. 딴 프로젝트나 맡아.” 여진우가 갑자기 말했다. 문지원이 그를 바라봤다. “왜요?” “지분 문제는 내가 정리할 거야. 인수 끝나면 네가 뒤처리 맡아.” “인수 끝나면 오히려 할 일이 별로 없잖아요. 가장 골치 아픈 게 주식 매입하는 건데...” “지금 네가 집중해야 할 건 따로 있어. 내 아이 낳아주기로 한 마당에 대정그룹 일까지 계속 맡으면 얼마나 더 야근해야 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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