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거둬들인 여자애일 뿐
“엄마, 아빠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지원이는 진우 오빠가 거둬들인 여자애일 뿐이에요. 저도 직접 봤어요. 둘 사이에 엄마, 아빠가 생각하는 그런 일 절대 없었어요!”
안세영은 부모님이 여진우와 관련된 소문을 일부러 만들어서라도 자신을 단념시키려는 게 아닐지 의심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여민찬과의 혼사를 밀어붙이려는 속셈일 거로 생각했다.
“여진우 본인이 그 여자와의 관계를 인정했다잖아! 그리고 ‘거둬들인 여자애’라니, 세영이 너만 그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철석같이 믿는 거지.”
같은 남자로서, 그리고 여씨 가문 사람들과 오랜 시간 엮여 온 경험상, 안성일은 그들이 데려다 곁에 둔 여자를 정말 아무 일 없이 두지는 않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아니에요! 저 정말 귀국할 때 직접 봤어요. 지원 씨랑 진우 오빠는 그냥 가족 같은 사이였어요.”
안세영은 아버지의 말을 절대 믿지 않았다.
‘만약 지원이가 정말 진우 오빠랑 그런 사이였다면... 내 부탁을 들어줄 리가 없잖아. 진우의 여자가 됐다면 그 사실을 세상에 떠벌리고도 남았겠지!’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수많은 여자가 여진우 곁에 서려고 애썼지만, 제대로 눈길 한 번 받는 것도 힘들었으니까.
여진우는 아무리 많은 여자가 다가와도 단 한 번도 쉽게 마음을 내주지 않는 남자였다.
“너는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구나.”
안성일은 그제야 실감했다.
‘내가 세영이를 너무 오냐오냐 키운 탓이구나. 지금 저 애 머릿속에 안씨 가문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여진우에 대한 집착밖에 없다니.’
여진우가 정말 안세영과 결혼할 생각이었다면, 안씨 가문 입장에서는 딸을 여민찬에게 보내든 여진우에게 보내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정략결혼만 성사되면 여씨 가문과는 계속 복잡하게 얽혀 있을 테니, 딱히 따질 이유도 없었다.그런데 문제는 정작 여진우가 이 혼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거였다.
더 황당한 건, 한창 여씨 가문에서 입지를 굳혀가던 그가 느닷없이 모든 걸 내려놓고 가문에서 손을 뗀 것이었다.
덕분에 안성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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