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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재능을 타고난 명문가 출신 디자이너가 주목받는 작품까지 더해지자 도시연은 하룻밤 사이에 유명 인사가 되었다. 수많은 브랜드와 잡지사에서 협업 제안이 쏟아졌고 다음 날 회사에서도 그 열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각종 매체가 회사로 몰려왔고 도시연은 화려하고 세련된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기자들은 그녀에게 디자인 철학부터 휴식 시간에 하는 일 영감을 유지하는 비결까지 물었다. 도시연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하나하나 답했다. 불투명한 유리 너머에서 그 장면을 바라보던 윤채원은 잔잔한 눈빛으로 도시연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그녀가 말하는 ‘디자인 철학’은 완전히 틀렸고 고상함도 화려함도 아니었다. 윤채원은 알고 있었다. 도시연이 디자인했다고 주장하는 ‘흑조’ 드레스는 그런 개념으로 탄생한 옷이 아니었다. 그 옷은 윤채원의 손에서 시작된 작품이었다. 만약 어젯밤 배소영이 흰색 드레스를 갈아입고 검은 드레스를 마네킹에 걸어둔 채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그 옆에서 불을 붙였다면 드레스의 치맛자락은 마치 흐르는 모래처럼 서서히 부스러지며 잿더미가 되었을 것이다. 그 장면은 배소영의 대표곡 「불꽃 속의 부활」과 완벽하게 어울렸다. 그 옷에는 특수 소재가 사용되어 열과 빛의 반응에 따라 천의 결이 바뀌고 연소 속도가 서서히 느려지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무대 조명과 어우러지면 음악의 절정과 함께 관객을 압도할 만한 장면이 연출될 터였다. 그때 서유림이 다가와 윤채원의 귓가에 속삭였다. “윤채원 씨, 그거... 윤채원 씨가 디자인한 거 맞죠?” 서유림은 이전에 윤채원이 그 스케치를 하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잠시 후 도시연이 인터뷰를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기자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사람들은 제 팀 직원들이에요.” 붉은 입술 사이로 번지는 그 말끝에 도시연의 시선이 윤채원을 향했다. “이 사람은... 제 디자인 어시스턴트예요.” 언론 매체가 모두 떠나자 도시연은 감출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명예와 이익을 동시에 거머쥔 사람이 가진 당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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