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오늘은 정말 고마웠어요. 아린이가 선생님한테 전화를 걸었을 줄은 몰랐어요. 사실 여기까지 오시지 않으셔도 되는데... 괜히 시간을 빼앗은 것 같아 죄송하네요.”
마치 처음 본 사이인 듯 딱딱한 그녀의 말에 배유현은 눈썹을 위로 끌어올렸다.
“시간을 빼앗은 건 맞아요. 교수님 뵈러 가려던 길에 갑자기 차를 돌렸거든요.”
“...죄송해요.”
“올 때 보니까 근처에 만둣국 집이 있던데.”
배유현은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걸어갔다.
그의 차량은 단지 바로 앞에 세워져 있었다. 오늘 그는 출퇴근할 때 자주 이용하던 차가 아닌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차량을 끌고 나왔다.
개인적인 용무를 보러 나온 거라 사람들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었다.
배유현은 담배를 비벼 끈 후 쓰레기통 안에 던졌다. 그러고는 뒤에 있는 윤채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죄송하면 밥 사든가요. 타요.”
윤채원은 거절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가 그와 눈이 마주치고는 순순히 차에 올라탔다.
‘그냥 평범한 식사 자리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배유현의 차량은 단지 근처의 ‘이모네 만둣국’ 가게 앞에서 멈췄다.
이곳은 윤채원이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자주 들르는 곳이라 가게 사장과도 친했다.
“채원 씨 왔어요?”
사장님이 미소를 지은 채 윤채원을 반갑게 맞이했다가 그녀의 뒤를 따라 가게 안으로 들어온 남자를 보고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제껏 장사하면서 이렇게도 모델 같은 남자는 처음이었으니까.
“뭐 드실래요?”
윤채원이 물었다.
“윤채원 씨가 알아서 시켜줘요.”
배유현은 그렇게 말하며 주문을 그녀에게 맡겼다.
만둣국 집으로 온 이상 주문할 건 뻔했기에 윤채원은 사장님을 보며 말했다.
“사장님, 여기 모듬 만두 두 그릇 주세요. 한 그릇은 새우 넣지 마시고요.”
말을 마친 후 윤채원은 아차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배유현이 의심 가득한 눈길로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배유현은 새우와 같은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윤채원은 그와 함께 한 3년 동안 배유현이 뭘 좋아하고 또 뭘 싫어하는지 전부 다 꿰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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