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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휴대폰 벨 소리가 공간의 정적을 깨뜨렸다. 윤채원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액정에 뜬 낯선 번호를 바라봤다. 두 번째 벨 소리가 울릴 때,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미안해. 진심으로 사과할게. 그때 내가 너무 함부로 말했어.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내가 제일 나쁜 사람이야. 유현이는 우리가 부추겨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게 된 거야. 그날 우리 모두 다 너무 취했어...” 명성진은 말하면서도 연신 자신의 뺨을 때리고 있었다. 윤채원은 벽을 짚고 천천히 일어섰다. 오래 웅크려 있었던 탓에 다리가 저릿했다. 그의 진심 어린 사과에도 그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차갑고 침착한 목소리로 명성진의 말을 끊었다. “그 사람, 옆에 있어?” 명성진은 단번에 알아챘다. “유현이 말하는 거야? 응, 있어!” 그는 소파에 누워 술에 흠뻑 취한 남자를 돌아보며 외쳤다. “유현아, 성가희가 전화 왔어.” 그 순간, 흐릿하던 남자의 눈빛에 희미한 맑은 빛이 스쳐 지나갔다. 잠시 후,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배유현은 유리잔을 꽉 쥐고 있었다. 잔이 살짝 기울어지며 호박색 액체가 잔 벽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렸다. 손끝은 너무 힘을 준 탓에 하얗게 질려 있었다. “이번 주에 시간 있어? 나랑 어디 좀 같이 가.” 윤채원은 창밖의 석양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오늘은 유난히 하늘이 맑았다. 석양은 붉었고 공기는 따뜻했다. 하지만 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 토요일 날씨는 이달 들어 보기 드문 흐린 날이라고 했다. “좋아.” 배유현은 어디로 가는지도 무슨 일인지도 묻지 않았다. 그녀가 단 한마디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지만 그는 그 짧은 통화에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가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뜻이었다. 배유현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얼굴에 드리워 있던 짙은 그림자가 조금 걷히는 듯했다. 요 며칠, 문한철 원장은 그의 상태가 좋지 않다며 휴가를 내줬다. 그동안 그는 밤낮으로 술에 의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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