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화
배유현은 그날 밤 이상한 꿈을 꾸었다.
대학 시절의 기억이었는데 그는 꿈속에서 관찰자처럼 멀찍이 서 있었다.
한 소년과 통통한 소녀가 앞뒤로 걸어가고 있었다.
성한대의 캠퍼스를 가로지르며 계절이 바뀌어 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는 꿈을 꾸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낯선 공간, 현실과 어긋난 어딘가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면들이 스쳐 갔다.
배유현은 그 광경이 현실인지 환상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것은 성다희의 시점으로 본 세상이었다.
그녀는 카페에서 밀크쉐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시선은 계속 휴대폰으로 향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빛이었지만 화면이 꺼질 때마다 미세하게 내려앉는 실망이 보였다.
배유현은 무의식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때, 윤채원이 그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게 되었다.
[지금 어느 강의실이야?]
그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
스물아홉의 배유현은 도저히 그때의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성다희는 완성한 밀크쉐이크를 들고 강의실로 뛰어갔다.
배유현도 그 뒤를 따랐다.
강의실 계단 앞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저기 봐. 저 뚱보가 그 카페에서 알바하던 애잖아. 무슨 학과였더라? 나 며칠 전에 거기서 레몬 에이드 먹었는데 진짜 맛있더라고.”
“코코넛 밀크 스무디도 맛있던데? 내가 먹어봤던 건 거의 다 괜찮았어.”
“쟤가 잘 만드는 건가 봐? 사장님보다 더 잘 만들어.”
그저 아무 악의 없는 농담이었지만 배유현의 귀에는 칼처럼 박혔다.
그는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섰다.
여자에게 절대 손을 대진 않지만 성다희를 놀리는 말에 배유현은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입 함부로 놀리지 마. ‘뚱보’ 같은 말이 재밌어?”
하지만 손끝에는 아무것도 닿지 않았다.
그는 그저 허공을 휘두르고 있었다.
아직 수업 시간이 아니라서 강의실 안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성다희는 밀크쉐이크를 자리에 올려두고 주변을 한번 둘러본 뒤 멀찍이 떨어진 곳에 앉았다.
잠시 후, 차가운 인상의 한 소년이 들어와 그 자리에 앉았다.
그는 책을 꺼내며 무심하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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