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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분명 꿈이었지만 배유현은 아직도 그 꿈속 소년의 눈빛을 잊지 못했다. 비웃음과 확신, 그리고 냉소가 뒤섞인 시선이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침대 옆 서랍을 열었다. 수면제는 두 알 남아 있었다. 그 두 알로는 오늘 밤을 잠재울 수 없다는 걸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몸을 일으킨 배유현은 창가로 걸어갔다. 검은 가죽 소파가 놓인 거실, 유리창 너머로 희미한 달빛이 비쳤다. 그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빨갛게 타오르는 불끝이 공기를 가르며 하얀 연기가 얼굴을 감쌌다. 그는 그 자리에 오래 앉아 있었다. 그림 속 한 사람처럼 차갑고 고요하게 말이다. 그날의 꿈이 너무 또렷했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았다. 배유현은 밤새도록 창가에 앉아 있었다. 새벽이 밝아오고 하늘이 서서히 희어질 때쯤, 니모가 다가와 그의 손등을 핥았다. 배유현은 고개를 숙여 니모를 바라봤다. 이제는 예전만큼 젊지 않은 개였다. 털빛은 희게 바랬고 눈빛에는 세월이 묻어 있었다. 처음에는 니모를 키우기 싫어했는데 이제는 니모가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니모, 아빠가 곧 멀리 일을 하러 가야 돼. 너, 할머니 댁에서 잠깐 지내는 거 어때?” 니모는 그 말을 알아들은 듯 짧게 짖더니 그의 바짓단을 물었다. 다음 날 오전, 배유현은 니모를 데리고 본가로 향했다. 박영란은 소파에 앉아 돋보기를 낀 채 대본을 보고 있었다. “10억 줄 테니까 우리 아들한테서 떨어져!” 연기 연습 중이라 대사 톤이 꽤 진지했다. “10억이 부족하다고? 1000억을 달라고?” 그때 안옥정이 주방에서 나오며 말했다. “니모야, 이리 와. 닭 다리 삶아놨어.” 그리고 배유현을 향해 웃었다. “요즘 사모님이 바쁘셔서 정신없어요. 이번 달에만 드라마 세 편 들어갔어요.” 마침 위층에서 내려오던 배갑수가 코웃음을 쳤다. “볼수록 꼴불견이야.” 배유현이 말했다. “저는 좋은데요. 엄마가 즐거우면 됐죠.” “역시 우리 아들이 다정하네.” 박영란은 그 말에 드라마 ‘도망치는 첫사랑’의 대본을 덮고는 웃으며 니모를 불렀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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