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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그는 한 번도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한 적이 없었다. 아린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본 적도 없었다. 아린은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가고 싶었다. 방학에 주말이라 놀이공원에 사람이 정말 많았다. 입구부터 줄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었다. 놀이공원 한편에 반려동물 보관소가 있었다. 배유현은 니모를 케이지에 넣고 물과 사료를 챙겨 둔 뒤, 아린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섰다. 배유현은 이런 곳이 처음이었다. 시끄럽고 복잡한 공간, 특히 아이들 웃음소리가 뒤섞인 이런 분위기를 그는 늘 피했다. 급하게 온 탓에 따로 계획도 없었다. 배유현은 폰을 꺼내 놀이기구 추천 글을 찾아보며 동선을 정했다. 아린은 매장을 지날 때마다 눈이 반짝였다. 특히 귀엽게 생긴 인형 앞에서는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배유현은 몸을 낮추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췄다.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사자.” 아린이 살짝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너무 많이 사면 엄마한테 들켜요.” 그 말에 배유현의 가슴이 저렸다. 아이는 분명 그와 윤채원의 분위기를 읽은 듯했다. 그래서 아이의 말 속에는 조심스러움이 묻어 있었다. 배유현이 처음 아린이가 자신의 딸이라는 걸 알았을 때, 기쁨보다 더 크게 몰려왔던 건 고통이었다. 윤채원이 자신을 밀어내지 않더라도 그는 감히 이 아이에게 자기가 아빠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배유현은 그런 말을 꺼낼 자격이 없었다. 윤채원의 눈을 마주 보는 것도, 아린의 눈을 바라보는 것도 그저 두렵기만 했다. 배유현은 아무 말 없이 토끼 모양 열쇠고리를 하나 집어 아린의 가방 지퍼에 달아줬다. “이 토끼 괜찮지?” 그러고는 보라색 토끼 귀 머리띠를 들어 부드럽게 아이의 머리에 얹어줬다. “아저씨, 이건 ‘스텔라루’예요.” 아린이 웃으며 알려줬다. 배유현은 아이를 안아 들었다. 팔에 힘을 주며 치마가 구겨지지 않게 살짝 눌러줬다. 결제하는 동안, 아린은 그의 넓은 어깨에 턱을 기대며 말했다. “아저씨, 저 이제 많이 컸어요. 엄마가 이제는 안아달라 하면 안 된대요.” “아저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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