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하연지는 평소 패션 잡지 같은 걸 자주 보는 편이고 명품은 물론이고 마이너한 브랜드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윤채원의 답변은 기다리지도 않고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저거 레오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시계로 가격은 저 차량의 10배가 넘어요. 언젠가는 실물을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오늘 드디어 그 소원을 이뤘어요. 그런데 도 팀장님 남자 친구분 말이에요. 정말 정체가 뭘까요?”
하연지는 말수가 많은 편이었고 윤채원은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 완전히 다른 성향이기는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있기에 함께 있어도 트러블 같은 건 없었다.
윤채원은 바람이 불어오자 조금 으슬으슬한 느낌에 외투를 더 세게 여몄다.
그때 마침 타이밍 좋게 택시가 도착했고 두 사람은 얼른 올라탔다.
하연지는 혼자서도 잘 떠드는 편이라 차에 올라타서도 열심히 입을 움직였다. 화제는 여전히 도시연과 그녀의 남자 친구였다.
그러자 가만히 있던 윤채원이 담담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원래 부자들은 비슷한 집안끼리 만나잖아요. 그래서 정략결혼을 더 선호하는 거고요.”
“맞아요. 일반 시민들도 그걸 느끼고 있는데 부자들은 더 하겠죠. 그보다 여기 길이 왜 이렇게 막히는 거죠?”
하연지의 말에 윤채원도 앞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체육 경기장에서 누군가가 노래하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아차, 콘서트 중이네. 이럴 줄 알았으면 해산로로 가는 건데.”
택시 기사가 이마를 탁 치며 말했다.
길이 막히는 이유는 콘서트에 찾아온 팬들이 체육 경기장 밖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윤채원은 어쩐지 멀미가 나는 것 같아 차창을 열고 시트에 등을 기댔다. 그녀는 토할 것 같은 느낌을 애써 누르며 최대한 몸을 편하게 했다.
도로는 여전히 꽉 막힌 상태였다.
그때 하연지가 그녀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저기 좀 봐봐요. 팀장님 커플이에요.”
윤채원은 그 말에 오른쪽을 바라보았다. 차 한 대 거리를 사이에 두고 두 차량이 거의 비슷한 속도로 가고 있었다.
그때 운전석 창문이 열리더니 셔츠 소매를 살짝 끌어 올린 남자의 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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