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저녁 10시가 넘어가니 시끄러웠던 길거리도 점점 조용해졌다.
성다희는 희미한 불빛을 받으며 기대가 섞인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한 달 동안 살이 조금 빠지면서 이목구비가 전보다 훨씬 뚜렷해졌으니까.
예뻐지는 걸 마다할 여자는 없었다. 여자들은 언제나 제일 예쁜 모습을 남자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다.
성다희는 배유현이 돌아오는 날짜를 매일 확인하고 있었기에 오늘은 특별히 화장도 했다.
하지만 배유현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하루에 얼마 받아?”
오랜만에 만난 여자 친구에게 이딴 얘기나 하고 있었다.
“8만 원.”
성다희가 잔뜩 풀이 죽어서는 말했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왜 벌써 시무룩해졌어?”
배유현이 옅게 웃었다.
“그보다 나 7시 반부터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두 잔이나 시켰는데 어떻게 한 번을 안 쳐다봐?”
“너 온 거 알고 있었어.”
성다희가 배유현을 모른 척했던 건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 같은 대학교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들키면 안 되는 사이였으니까.
그날 밤, 성다희는 배유현과 함께 그의 집으로 갔다.
배유현은 그녀에게 작은 케이스 하나를 건네주고는 열어보라고 했다.
케이스 안에는 여성용 시계가 있었다.
배유현이 손목에 차고 있는 것과 같은 디자인이었다.
당시의 성다희는 그 시계가 당시 부자들 사이에서만 인기였던 마이너한 브랜드의 시계인 줄도 몰랐고 아파트 한 채 값이나 되는 시계인 줄도 몰랐다.
배유현은 비싼 거 아니라며, 길을 가다가 아무거나 고른 거라고 했지만 성다희는 믿지 않았다.
“진짜야. 네 하루 일당 정도 해.”
성다희는 그 말에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기분 좋게 선물을 받았다.
하지만 그 시계는 두 사람이 헤어진 후 다시 배유현에게로 돌아갔다.
윤채원은 차창 너머로 보이는 남자의 손목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배유현이 담뱃재를 털 때마다 도로 불빛을 받은 시계가 은은한 반사 빛을 내고 있었다.
그때 막혔던 도로가 서서히 풀리고 윤채원과 하연지를 태운 택시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윤채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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