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그때 박영란이 음성 통화를 걸어와서는 도시연이랑 잘 지내고 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내일은 도시연 엄마인 진은미가 집에 놀러 오니까 배유현에게도 집에 들어오라고 덧붙였다.
“엄마, 잘됐네요. 저 대신 못 간다고 전해주세요.”
“아이고야, 갑자기 가슴 언저리가 아프구나... 얼른 구급차라도 불러야겠어...”
“괜히 바쁜 사람들 부르지 마세요. 오늘은 제 동료가 당직이라 엄마가 구급차를 부르면 저까지 출동해야 하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집에 약도 다 있잖아요.”
세 시간 전에도 박영란은 혈압이 오른 척 전화를 걸어와 도시연과 밥 한번 먹어주라고 했던지라 결국 마지못해 승낙한 것이다.
“이놈아, 너 때문에 혈압이 또 올랐어...”
박영란과 진은미는 카드놀이를 매주 같이하는 친구였고 도시연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다. 자기 아들과 잘되면 아주 기쁠 것 같았다.
성격이 맞든 안 맞든 일반은 만나봐야 알지 않겠는가.
“대답 좀 해, 이놈아. 병원에서 일하는 오성호의 딸도 널 마음에 두고 있지 않니? 그 아이도 내가 만나봤단다.”
배유현은 박영란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운전에 집중했다. 잠시 핸드폰 화면을 흘끗 보니 프로필 사진은 만화 캐릭터였다.
얼마 전 배유현의 조카가 장난삼아 바꿔놓은 것이었고 박영란은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 거의 칠순에 가까운 나이였지만 마음가짐은 마치 마흔 같았다.
“엄마.”
배유현이 무언가 말을 꺼내려 하자 박영란은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몰라. 올해 안에 꼭 한 명 데려와야 해. 네가 좋아한다는 그 연예인들이라도 괜찮아. 엄마는 다 좋아. 네 아빠는 내가 설득할 테니까 여자 쪽 집안만 멀쩡하면 돼.”
박영란은 사실상 조건을 다 풀어준 셈이었다. 예전에는 연예인들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아주 싫어했으니 말이다.
안락의자에 기대서 밀크티 한 모금 마시다가 문득 떠올랐는지 다시 말을 이었다.
“너 대학 때 사귄 애 있지 않았니? 네가 유학 가면서 헤어졌지. 지금 돌아왔으니까 한번 연락이라도 해봐. 그럴 용기가 안 나면 번호를 엄마한테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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