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0화
하얗고 말랑한 얼굴에 말할 때면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졌다. 동화 속 천사 같았다.
그런 소녀가 말했다.
“우리 짝꿍 하자.”
오지욱은 그 말을 항상 기억하고 있었다.
“성다희, 내가 널 여기서 데리고 나갈 수 있어. 나 돈 있어. 배씨 가문에서 살던 것처럼 풍족하고 걱정 없는 삶을 누리게 해줄 수 있어. 우린 해외로 나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살 거야. 모든 걸 새로 시작하는 거지. 배소영이 말했어, 네가 차아영의 딸이라고. 이 납치 사건은 그들이 꾸민 거야. 내가 아니었으면 넌 지금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거야.”
이 불은 오지욱이 지른 것이고 발화점은 1층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2층에도 불길이 번져오고 있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죽든지 아니면 나와 함께 가든지 하나만 선택해. 나는 배유현보다 먼저 너를 좋아했어.”
윤채원은 오지욱이 초등학교 때 그 코흘리개 녀석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기억은 나지만 난 너를 좋아하지 않아, 오지욱.”
윤채원은 가슴이 답답하고 정신이 멍했다. 그녀는 눈앞의 살려달라고 빌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을 거스르는 말도 할 수 없었다. 좋아하지 않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심지어 이렇게 덧붙였다.
“오지욱, 난 네가 싫어.”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초등학교 때 코를 흘리며 나약하게 괴롭힘이나 당하던 소년이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를 휘어잡는 인물이 될 줄이야.
“내가 공부를 못해서? 널 괴롭혀서? 너와 제대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네가 날 볼 때마다 피하니까 어쩔 수 없이 친구들을 시켜서 널 붙잡았어. 내가 농구하는 거 본 적 없지? 전교 여자애들이 나를 응원했는데 너만 안 그랬어. 영상 찍은 것 때문에 화가 난 거면 네가 응원하면서 춤추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야.”
윤채원은 멍하니 있었다. 눈앞의 수술 등이 눈부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검은 긴 머리가 엉망이 된 채 한데 엉켜서 뺨에 달라붙어 있었다.
“감정에는 순서가 중요하지 않아. 고등학교 때 나도 너처럼 반 애들에게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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