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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요 며칠, 윤채원에게는 그 괴문자 한 통 외에는 별일이 없었다. 점점 그 일은 희미해져 일상은 늘 그대로 흘러갔다. 윤채원은 윤아린을 등하교 시키면서 가끔 강지훈을 마주치곤 했다. 강지훈을 데리러 오는 사람은 그때마다 달랐다. 어쩔 때는 안옥정, 어쩔 때는 운전기사였고 두 번은 배유진이 직접 오기도 했다. 하지만 배유현은 나타나지 않았다. 멀리서 강지훈이 윤채원을 발견하면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윤채원은 그사이 살짝 살이 빠진 그의 모습을 눈치챘다. 그녀는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허리를 살짝 숙여 미소 지었다. “채채, 우리 오늘은 만둣국 먹으러 갈까요? 전에 나랑 약속했잖아요.” 오늘은 배유진이 아들을 데리러 왔다. 차에서 내린 배유진과 눈이 마주쳤고 두 사람은 서로 살짝 미소를 나눴다. 배유진은 몇 걸음 다가가 아들의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얘가 요즘 집에서 다이어트 한다고 밥도 잘 안 먹어요. 혹시 학교에서 연애라도 시작한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을 하며 배유진은 옆에 서 있던 윤아린을 흘끗 보았다. 작고 예쁜 얼굴에 반듯한 콧날. 품에 안고 다니면 자기 딸이라 해도 믿을 만했다. 배유진은 아들이 이 작은 소녀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밤마다 침대에 엎드려 삐뚤빼뚤한 글씨로 연애편지를 쓰고 있었으니까. 제 친엄마마저도 못 알아볼 정도의 악필, 마치 갑골문 같았다. ‘채채, 널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졌어.’ 게다가 요즘은 닭다리도, 불닭면도 손을 대지 않았다. 남자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는 건 뭔가 있다는 증거였다. 배유진은 아들의 뒤통수를 톡 치며 말했다. “그럼 다 같이 만둣국 먹으러 가자. 채원 씨, 같이 타요. 내가 태워드릴게요.” 윤채원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아린은 차에 오르며 예쁘게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운전을 하던 배유진은 룸미러로 뒷좌석을 흘끗 보았다. 임신했을 때 딸을 간절히 원했지만 결국 아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윤아린을 보니 묘하게 마음이 끌렸고 인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얼마 전 박영란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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