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을 받으며 윤성빈은 문 쪽으로 걸어갔다. 서지환 옆을 지나치던 중, 그는 걸음을 멈췄다. “방금 채시아가 뭐라고 했지?” 서지환은 채시아가 했던 말을 그대로 전했고 윤성빈은 더 이상 묻지 않은 채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그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함께 있던 누군가가 강원영에 관한 이야기를 임수아에게 전했다. 임수아는 지금 한창 온라인의 여론을 수습하고 실검을 막느라 정신이 없던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어떤 여자가 윤성빈에게 들이댔다니, 그녀의 눈빛이 단숨에 싸늘해졌다. “말해줘서 고마워요.” 임수아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제호에 있는 ‘강원영’이라는 여자, 가볍게 본때를 보여줘.” 별것도 아닌 것들이 감히 윤성빈을 넘봐? 지금의 임수아는 더 이상 예전처럼 가난하고 억눌린 여자가 아니다. 이제는 톱스타고 수단이 있고 힘도 있었다. 청림 별장. 윤성빈이 돌아왔을 땐 거실의 불이 꺼져 있었다. 스위치를 켜고서야, 테이블 위에 놓인 물건을 보고 그녀가 돌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다가가 소파 위의 쇼핑백을 들여다보았다. 봉투 안에는 몇 벌의 옷이 있었는데 전부 남성복이었다. 그의 눈빛이 묘하게 흔들렸고 그는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채시아의 방문은 닫혀 있지 않았고 안쪽에서는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그가 조용히 문을 밀고 들어서자 채시아는 얇은 연한색 원피스를 입고 발코니 소파에 앉아 있었다. 창밖의 달을 바라보며, 텅 빈 시선으로 어둠 속에 녹아들어 있었다. 그 순간의 그녀는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분위기를 품고 있었다. 온몸이 밤과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윤성빈은 그 모습에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채시아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는데 눈가엔 붉은 기가 어려 있었다. 윤성빈은 그녀가 평소처럼 서운함을 토로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도 평온하게 말했다. “아까 클럽에 갔었어요. 당신이랑 친구들이 내가 들어오는 걸 원하지 않는 것 같아서 그냥 돌아왔죠.” 채시아는 자리에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