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화

다음 날, 정오. 눈을 떴을 때,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무심코 옆을 바라봤지만 채시아는 이미 자리를 비운 뒤였다. 이불을 확 걷어내고 윤성빈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1층 거실. 채시아는 노트북 앞에 앉아 새로 쓴 곡을 다듬고 있었다. 고개를 들자 멍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오는 윤성빈의 모습이 보였다. 상의는 벗은 채, 탄탄한 몸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바지는 여기저기 구겨진 정장 차림이었다. 요즘 들어 그는 외모 관리에 점점 무심해지고 있었다. 예전엔 팔뚝조차 잘 드러내지 않던 그가 지금은 노출증이라도 생긴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채시아는 말없이 시선을 거두었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 윤성빈은 아무 말 없이 방으로 들어가 샤워를 하러 갔다. 전날 마신 술에 채시아가 토한 것까지 온몸에 뒤집어쓴 터라 몸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약 30분 뒤, 샤워를 마친 윤성빈은 휴대폰을 들었고 그제야 허준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 여러 통을 확인했다. 그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야.” 허준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대표님, 지난번 그 해커가 거액을 전부 이체해버렸습니다.” 윤성빈의 얼굴이 단숨에 굳어졌다. “추적은?” 잠시 머뭇거리던 허준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추적은 됐는데, 그게...” “그게 뭐?” “수림장원입니다.” 굳이 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분명 가짜 주소였다. 윤성빈은 싸늘하게 웃었다. “우리 기술팀 좀 바꿔야겠네.” 그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직접 그 놈을 잡고 싶었기 때문이다. 감히 그의 돈에 손을 댄 놈을 감옥 따위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제대로 당하고 말았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사흘 안에 반드시 찾아. 반드시.” “알겠습니다.” 수림장원을 아는 사람이 누군지, 윤성빈은 점점 더 궁금해졌다. 한편, 유치원. 채하진은 갑작스럽게 재채기를 했고 금세 졸음이 몰려왔다. 그 순간, 창밖에 낯익은 두 사람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한 명은 유치원 원장이었고 다른 한 명은 신도영이었다.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