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0화

조나연은 뭔가 이상하다는 걸 직감하고 곧장 채하진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선생님. 하진이랑 잠깐 통화 가능할까요?” “아, 하진이 어머님이시죠? 방금 전에 하진이 아버지가 오셔서 아이 데려가셨어요.” 담임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아버지? 설마 윤성빈? 말도 안 돼. 윤성빈은 아직도 채하진이 자기 아들인 걸 모른다고! 그럼 혹시...’ 조나연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여보세요? 하진이 어머님, 들리세요?” “어떻게 남한테 애를 맡기세요? 나쁜 사람이면 어쩌려고요? 그 사람이 누군데요? 생김새는요?” 조나연은 목소리를 높이며 소리를 질렀다. 채하진이 잘못되면 채시아에게 뭐라고 해야 한단 말인가. 이 선생님은 너무 무책임했다. 조나연은 채시아에게 가장 소중한 게 두 아이들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그 아이를 데려갔고, 그녀는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바닥에 던져진 짐 따위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조나연은 황급히 택시를 잡아탔다. “하늘유치원이요! 최대한 빨리요!” 한편, 유치원 담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머님, 혹시 아이 아버지가 어떻게 생기셨는지 모르세요?” 조나연은 화가 치밀어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하룻밤 실수로 만난 사람인데, 얼굴을 내가 어떻게 알아요?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아이의 담임교사로서 누군가 아이를 데려갔는데 부모에게 미리 알리지도 않았다니, 정말 무책임했다. 담임도 억울하다는 듯 서둘러 해명했다.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원장님이 같이 오셨거든요. 키는 190쯤 되고 굉장히 잘생기셨어요. 눈이 매혹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 성은 신씨였던 것 같아요.” 신씨? 신도영이 아니면 또 누가 있겠는가. 조나연은 당장 신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들려온 건 차가운 자동 응답음뿐이었다.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녀는 핸드폰을 쥔 손까지 떨렸다. “이 자식, 설마 날 차단한 거야?” “어쩌지, 하진아...” 한편, 해월 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