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1화
채하진은 신도영에게 들려 별장 안으로 옮겨지고 있었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아저씨가 정말 제 아빠라면 그거 참 창피하지 않아요?”
신도영의 발걸음이 멈췄다.
“무슨 말이야?”
“우리 엄마는 혼자서 저를 키우면서 단 한 번도 때린 적 없어요. 그런데 아빠라는 사람은 이제 막 찾았다더니, 제일 먼저 손찌검부터 하려 하네요. 부끄럽지 않아요?”
채하진은 깊고 동그란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진지하게 말했다.
신도영은 그 아이의 선명하고 맑은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다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채하진은 등에 업힌 자세가 몹시 불편했지만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저는요, 제 아빠가...”
말을 잠시 흐리던 그는, 예전에 윤지안이 자기 아빠를 묘사했던 말을 떠올리고 이내 덧붙였다.
“세상을 구하는 슈퍼맨인 줄 알았어요.”
“제가 괴롭힘당할 때, 어디선가 나타나서 그 사람들을 물리쳐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진짜 놀란 건요, 저를 괴롭힌 사람이 바로 제가 상상한 그 슈퍼맨이었다는 거예요.”
‘세상을 구하는 슈퍼맨이라...’
신도영의 가슴 속에 가득 차 있던 분노가 그 한마디에 맥없이 사그라졌다. 그래도 처음 채하진이 한 말이 여전히 신경 쓰였는지, 그는 아이를 번쩍 들어 방에 데려다 놓았다.
“내가 널 안 때리는 건 겁나서가 아니야. 오늘은 우리 부자가 처음 만난 날이니까, 지저분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야.”
“얌전히만 있으면 아무 일도 없을 거다.”
채하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장난기 어린 눈빛을 스쳤다.
“걱정 마세요. 엄마가 어릴 때부터 예의 바르게 자라야 한다고 가르쳤거든요.”
신도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예의? 이놈이 언제 예의 있었던 적이 있다고? 예의 있는 애가 감히 내 머리 위에서 놀아?’
“말해 봐. 저번에 호텔에서 나한테 술 끼얹고 옷이랑 핸드폰까지 슬쩍한 거. 네 엄마가 시킨 거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면 신도영은 정당하게 채하진의 양육권을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채하진은 결코 바보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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