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7화
윤성빈이 교통사고로 두 눈을 잃었다는 소식은 오래 숨겨지지 못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각종 언론이 일제히 이 사건을 터뜨렸다.
홍정 그룹, 그러니까 선명 그룹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주주들 사이에는 순식간에 불안이 번졌다.
결국 나이 든 윤 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사태를 수습할 수밖에 없었다.
조나연은 채시아가 새로 얻은 집을 찾았다. 마침 TV에선 윤성빈의 사고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한순간에 시력을 잃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
그녀가 감탄처럼 중얼거렸다.
“홍정 그룹이 그렇게 큰데, 이제 누가 물려받을까?”
채시아는 과일을 썰어 그녀 앞에 놓으며 바로 본론을 꺼냈다.
“나연아, 내가 부탁한 소송 건은 어떻게 됐어?”
조나연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미안해, 시아야.”
“무슨 일 생긴 거야?”
“며칠 전 너랑 윤성빈 이혼 소송이 언론에 터졌잖아. 뉴스까지 나오니까. 우리 아빠가 봐버렸어.”
조나연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일하는 걸 알아차리더니, 날 꺾으려고 인맥 써서 내 변호사 자격증을 정지시켜 버렸어.”
채시아의 눈이 커졌다.
“그게 말이 돼?”
“신씨 가문에 날 시집보낼 수 있다면 우리 아빠는 뭐든 하는 사람이야. 이런 건 시작도 아니지.”
조씨 가문은 한 세대 만에 일어선 전형적인 신흥 부자 집안이었다. 조나연의 아버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기억하고 있었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는 걸 무엇보다 두려워했다. 그래서 딸을 확실한 재벌가에 시집보내고 동시에 집안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 그의 유일한 목표였다.
“그럼 너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채시아가 조심스레 물었다.
“사무직 구했어. 월 백만 원 정도? 아껴 쓰면 살 수 있어.”
조나연의 목소리는 단단했다.
“필요한 거 있으면 꼭 말해.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도와줄게.”
조나연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고마워.”
“다른 변호사도 알아볼 테니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채시아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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