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1장
안지은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아침 아홉 시가 되어있었다.
방 안에는 암막 커튼이 쳐져 있어서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빛이 하나도 새어 들어오지 않았다.
안지은은 침대에서 내려와 커튼을 열었다.
햇빛이 방안을 내리쬐고 있었고 안지은은 창문을 열어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셨다. 그리고 창가에 기대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봤다.
호텔은 정원을 방불케 하는 인테리어로 보는 이의 마음을 저절로 편안하게 만들었고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안지은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안지은이 고개를 돌아보니 윤민성이 편한 옷차림으로 문 앞에 서 있었다.
“씻고 와서 아침 먹어.”
안지은이 씻고 나오자 아침 식사는 어느새 테이블에 세팅돼 있었고 윤민성은 커피머신 앞에 서서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민성 씨 약혼녀가 옆방에 있는 거 아니야?”
“응.”
윤민성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나는 혜란 씨 안 좋아하고, 혜란 씨도 나 안 좋아해.”
“그래도 두 사람은 너무 어울리는걸. 가문도 그렇고 두 사람의 상황도 그렇고. 혜란 씨,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아. 뭐든 열심히 하고, 항상 활기차고. 민성 씨도 혜란 씨한테 더 다가가 봐. 알아가면 더 좋아질지도 모르잖아.”
그러자 윤민성이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나를 다른 사람한테 떠넘기려는 거야?”
윤민성은 차오르는 분노를 애써 참으며 따뜻한 커피를 안지은에게 건넸다.
안지은은 그의 손에서 커피를 받아서 들며 계속 말했다.
“떠넘기는 게 아니라 민성 씨는 원래 혜란 씨 사람이야. 혜란 씨가 민성 씨를 안 좋아하고 사람이 괜찮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아니면 내가 어제 한 일들은 세컨드에 불과하고 혜란 씨가 이걸로 문제를 제기한다 해도 나는 할 말 없어. 그리고 나와 민성 씨 모두 다시는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거라고. 그러니까 앞으로 우리가 만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안지은의 말에 윤민성은 너무 화가 나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지은아, 네가 한 말들을 봐봐.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