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이미 결혼했어
그녀가 담담히 받아들이자 사람들은 다시 한번 왁자지껄 위로를 건네며 괜찮은 남자를 소개해주겠다며 앞다퉈 나섰다.
임가윤은 일일이 대꾸하며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지만 속으로는 이미 진절머리가 났다.
친가 쪽 친척들은 아버지 덕을 보며 기생하는 신세에 남의 집안이 진짜 잘되는 꼴은 또 보기 싫어했다.
이번에 혼사가 깨졌으니 말로는 아쉽다고 하면서 속으론 얼마나 고소해하고 있을지 뻔했다.
어쨌거나 세온시를 통틀어 문태오만큼 집안도 빵빵하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인재를 찾아보기 힘든 건 사실이었다.
전생도 똑같았다.
아이를 가지려다 번번이 실패했을 때도 눈앞의 위선자들은 걱정하는 척하며 온갖 말을 보태 그녀의 사생활을 떠벌리고 다녔다.
결국 실시간 검색어까지 올랐고, 그녀는 하루아침에 웃음거리로 전락해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가증스러운 얼굴만 봐도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오지랖 넓은 친척들을 겨우 돌려보내자 거실은 비로소 조용해졌다.
임가윤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눈빛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이내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장 변호사님, 제 외할아버지 유언 중 회사 지분과 경영권 관련 부분에 대해 최대한 빨리 상속 및 공증 절차를 밟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외조부님의 유언에 따르면 가윤 씨가 결혼한 상태일 경우 회사 지분의 40%를 상속받을 수 있죠. 혹시 지금...”
임가윤은 휴대폰을 꼭 움켜쥐었다. 말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덤덤했다.
“네, 이미 결혼했어요.”
그리고 전화를 끊고 곧장 침실로 향했다.
방 한쪽 구석에는 허리 높이만큼 큰 금고가 놓여 있었다.
비밀번호는 문태오와 사귄 날짜였다.
손끝이 키패드 위에서 멈칫했지만 체념하고 눌렀다.
‘삑’ 하는 소리와 함께 금고 문이 열렸다.
안에는 반짝이는 보석들로 가득 찼다.
하나같이 값비싼 것들이며 전부 문태오에게서 선물 받았다.
임가윤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이내 손을 뻗어 가장 위 칸에 놓인 벨벳 상자를 집어 들었다. 안에는 거대한 핑크 다이아몬드 약혼반지가 있었다.
한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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