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선물 잘 받았어
임가윤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경란이 옆에 놓여 있던 루비 귀걸이 한 쌍을 집어 들었다.
“이건 아가씨가 문태오 씨를 위해 밤새 AI 시연 프로그램을 준비하다가 병이 날 정도로 무리하셨을 때, 그분이 며칠 동안 곁을 지키며 사다 드린 귀걸이잖아요. 당시 이 루비는 문태오 씨를 향한 아가씨의 불타는 열정이자, 그분의 결코 식지 않을 사랑을 상징한다고 했죠.”
김경란이 하나하나씩 꺼내며 설명을 이어갔고, 보석마다 과거의 행복한 추억이 깃들어 있었다.
한때 그녀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온전히 빠져들게 했던 영원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랑과 약속.
하지만 지금 와서는 입에 발린 소리처럼 느껴졌고, 날카로운 비수에 심장이 관통당한 듯했다.
임가윤의 눈시울이 점점 빨개졌다.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생리통 때문에 배가 아파 힘들어하면 안쓰러운 표정으로 허둥지둥 약을 챙겨주거나 한밤중에도 주저 없이 나가 핫팩을 사다 주던 그런 남자였다.
그런데 어떻게 결혼하고 나서 7년 동안 그렇게도 잔인할 수 있었단 말인가?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끔찍한 고통을 견뎌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어찌 아무런 반응조차 없지?
임가윤은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떴을 때 눈가에 차오른 눈물은 어느새 사라지고 차디찬 냉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내 크게 심호흡하고 김경란의 말을 끊었다.
“됐어요. 이미 지난 일이에요.”
그녀를 바라보는 김경란의 얼굴에 안타까움과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그토록 사랑했던 두 사람이 이대로 끝나는 게 너무나 속상했다.
“아가씨, 혹시 무슨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요? 찾아가서 한 번 더 물어보세요.”
임가윤은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떠올렸다.
만약 다시 태어나는 일이 없었다면 김경란의 말처럼 이 모든 게 오해라고 순진하게 믿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문태오를 찾아가 울면서 따졌을 것이고, 자신이 부족해서 그런 줄 알고 애원하며 붙잡았겠지.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건 오해가 아니었다.
무려 7년에 걸친 치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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