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진한나는 모르는 척하고 조용하게 있으려 했지만 하필 상고머리를 한 남자가 갑자기 나서더니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다.
“어라? 이분은 고건우의 전 여자 친구가 아니신가? 이런 우연이 다 있다니.”
그의 말 한마디에 모두의 시선이 진한나한테로 향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보고 있는 고건우의 시선에 들어온 진한나는 여전히 요정처럼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미모였다.
자신의 전화번호와 모든 연락처를 차단한 것을 생각한 고건우는 그녀가 일부러 신분을 숨기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연회에서 자신을 망신 주고 고씨 가문의 체면을 바닥으로 몰아넣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순간 고건우의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엉켜있었다.
‘설마 이런 식으로 나한테 복수하는 건가?’
“고건우, 인사 안 해? 그래도 예전에 한때 만났던 사이인데 헤어졌다 하더라고 우린 남자니까 여자보다는 마음이 넓으니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상고머리를 한 전도현이 싱글벙글 웃으며 장난을 치더니 고건우의 팔을 흔들었다.
뉴스는 다들 보았지만 누구든 과거의 진한나와 지금 진씨 가문의 딸인 진한나를 같은 시선으로 볼 수 없었다.
고건우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냉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분은 이제 출세했으니 날 쳐다도 안 봐. 그런데 내가 어찌 감히 아는 척하겠어.”
“뭐라고? 출세했다고?”
전도현은 코웃음을 치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진한나를 이리저리 몇 번이고 훑어보더니 말했다.
“그래봤자 네 회사의 작은 모델일 뿐이잖아. 솔직히 말해서 진한나씨가 고건우 널 만나면 한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는데 감히 먼저 딴마음을 품은 거 아니야?”
주위 사람들도 너도나도 덩달아 말했다.
“맞아. 고작 작은 그래픽 모델인 사람을 고건우가 예전에 만났던 걸 보면 진한나 씨가 전생에 나라라도 구했나 보지. 몸으로 출세한 사람이 얼마나 더 오래 갈 수 있겠어.”
“출세했다고 딴마음을 품은 사람이 좋으면 얼마나 좋겠어. 게다가 고건우와 이렇게 오랜 세월을 같이 있었는데 그 몸이 다 너덜너덜해졌을 것이니 반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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