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복무원이 다가가서 몇 마디 건네자 고건우랑 함께 있던 사람들은 바로 그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전도현은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진 일을 모르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우연이 다 있다니. 연우야, 너도 여기 있었어? 그럼 우리 그냥 같이 마시면 되겠네.”
하연우은 자리에 단정하게 앉아 마치 윗사람처럼 신중하고 고귀한 눈빛으로 금방 들어온 모든 사람을 한 번씩 스캔했다.
그러고는 가볍게 웃더니 방금 가장 떠들썩했던 전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기억에 전씨 가문에서 청남 진 쪽의 땅을 사들이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까먹고 말을 못 해줬네. 그 땅은 이제 손대지 않으려고 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개발할 준비를 하고 있거든.”
“연우야, 너 지금 이 말은 무슨 뜻이야?”
전도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하연우은 가볍게 웃으며 이어 말했다.
“내 말뜻 그대로야. 그리고 옆에 있는 너희들도 전에 내가 약속했던 거 모두 취소할게.”
그들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감히 누구도 말 한마디 못했고 대체 어디서부터 하연우를 건드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말을 마친 하연우의 시선은 다시 고건우한테로 향했다.
두 사람은 눈길이 마주치자마자 보이지 않는 마찰의 불꽃이 끊임없이 튀겼다.
하연우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경멸하는 눈빛으로 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러고는 옷에 보이지도 않는 먼지를 털어내더니 한숨을 내쉬는 척하며 말했다.
“됐어. 네가 아직도 날 한나 씨랑 사귀는 일로 무시한다면 우리 친구 사이는 여기까지인 거로 하자.”
말을 마친 하연우는 고건우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바로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이 폭발적인 소식은 한 사람을 그대로 벼락 속으로 몰아넣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 말뜻을 뒤늦게 깨닫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진한나가 하연우랑 사귀게 되었다고? 그럼 하연우가 우리랑 약속했던것을 모두 취소한 이유는 진한나를 위해서였어?’
그들은 처음부터 약속했던 사업이 가뜩이나 불안했고 또 의심도 많았었지만 하연우의 한마디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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