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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배현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안 돼!”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어.” 나는 배현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지욱이는 홍시연 씨를 엄마로 삼고 싶다고 고집부리고...” 늘 냉정하고 차분하던 배현민이었는데 이 순간만큼은 두려움 때문에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다. “그건 지욱이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래. 여보, 나는 단 한 번도 선 넘는 짓을 하지 않았어. 지욱이를 미워해도 되고 나를 원망해도 되지만... 날 떠나는 건 안 돼.” 배현민은 애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그는 또 한 번 배지욱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배현민은 자신의 방관과 묵인 때문에 내가 상처받았다는 걸 전혀 의식하지 못한 듯했다. 그리고 배현민은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점점 더 깊어진 그를 향한 나의 사랑 또한 계단에서 추락할 때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현민 씨, 현민 씨는 나한테 두 번 다시 그 여자랑 연락하지 않겠다고 했었지. 그런데 두 사람 계속 만났잖아.” 배현민은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배현민은 그가 나 몰래 한 일들을 내가 알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배현민은 주먹을 움켜쥐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때 생각했어. 차라리 현민 씨랑 이혼해서 두 사람 마음 편히 만날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그런데 나는 지욱이가 걱정됐어. 지욱이는 홍시연 씨랑 만나면서 위장이 점점 더 나빠졌고 지금은 자학하는 법까지 배웠으니까. 만약 지욱이 뜻대로 시연 씨가 지욱이 엄마가 된다면 지욱이는 앞으로 힘들어질 거야.” 배현민은 내가 타협하려는 줄 알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여보, 그러니까 우리는 이혼하면 안 돼.” 나는 손을 들어 배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나는 그 아이를 언급하게 됐을 때 더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게다가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아이에게 온전한 가정을 주고 싶었어. 그래서 현민 씨랑 지욱이가 했던 짓들을 용서하자고 끊임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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