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 굳이 서둘러 답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당분간 내 모든 정력을 곽이서에게 두기로 마음먹었다. 좋은 엄마가 되어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흔들리지 않고 곁에서 이끌어 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서는 조금 특별한 아이였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분명했다.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이해하는 것. 책 속에 실린 경험과 지식이 분명 길잡이가 되어 줄 거라 믿었다. 어떻게 하면 이서가 더 편안해질 수 있는지 세상과 부드럽게 연결될 수 있는지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나는 책을 펼치기로 했다.
마침 근처에 서점이 있었다.
나는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3층까지 이어진 공간 중에서 전문 서적과 지식 관련 책들은 모두 3층에 모여 있었다.책장에 붙은 분류를 보니 창가 쪽에 심리학 서적이 모여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심리학 관련 책들을 먼저 고르고 자폐증을 다룬 책도 찾았다.
결제를 마친 뒤 나는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1층 휴게 공간에 앉아 책장을 넘겼다.
자폐증에 관한 책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은 태어나면서부터 말을 하지 않거나 의사소통 자체를 거부하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서처럼 충격을 받은 뒤 입을 닫아버린 경우, 그런데도 특정한 사람 앞에서는 기꺼이 입을 여는 사례는 드물었다.
나는 책을 가방에 넣으며 결국 이서의 경우는 내가 직접 하나하나 알아가야 할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요즘 이서는 늘 내 곁에 있으며 엄마랑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함께하려고 했다.
머리를 묶어 준 것만으로도 신이 나서 온 집안에 자랑할 정도였다.
문득 아쉬움이 스쳤다.
이런 순간들이 모두 너무 소중하고 아름다운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사진으로 남길 여유조차 없었다.
머릿속에 이서의 모습으로 가득 차 결국 손이 근질거린 나는 조금 전에 산 스케치북을 꺼내 오늘 아침의 한 장면을 간단한 선으로 그려냈다.
이런 식으로라도 이서가 내게 안겨다 주는 감동과 달콤함을 기록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림 여백에 이서가 했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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