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성지우는 자기 얼굴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럴 리가 없어. 대령이라는 분이 나 같은 평민의 말에 화낼 리가 없지. 분명 내가 괜한 생각하는 거야.’
하지만 서재로 돌아간 레스더는 도무지 문서에 집중할 수 없었다.
머릿속에는 계속해서 그녀가 떠나겠다는 말만 울려 퍼지고 있어 답답한 마음에 그는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아이고, 대령님이 웬일로 나한테 전화를? 가디스의 가호라도 받은 건가?”
“쓸데없는 소리 말고 짜증 나니까 술이나 마시러 가자.”
“하아, 또 내가 위로 담당이 되어야겠군.”
“그래서 갈 거야, 말 거야?”
“가야지. 당연히 가야지.”
힐턴 제국 고급 바에 마련된 럭셔리 룸에서 편한 옷을 입은 두 남자가 서로 마주 앉아 잔을 기울였다.
맞은편 남자가 술잔을 흔들더니 단숨에 들이켰다.
“지난번 네 표정 봤을 때 진짜로 절교라도 할 줄 알았다니까.”
레스더는 코웃음을 쳤다.
“네 연기도 꽤 괜찮더라. 가틀릭 소장은 역시 위풍당당했어.”
가틀릭은 자조적으로 웃었다.
“부대원 전원이 승진했는데 우리 둘만 남겨져서 네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나한테 절교하는 척해서 황제 눈을 속이자고 제안했잖아. 결국 반년도 안 돼서 난 승진했고 지금처럼 소장 자리까지 올라왔지. 하지만 너는 정말 아까워. 능력이 그렇게 뛰어난데...”
레스더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볼턴 가가 세운 공은 황제의 위세도 능가할 정도여서 황제의 눈엣가시였는데 집안 사람들은 여전히 자제할 줄 몰랐다.
그들의 행동은 파멸을 이끄는 길이었다.
“대령도 좋지. 너처럼 맨날 바삐 사는 것도 아니잖아.”
가틀릭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 내가 황제 폐하께 한번 말씀드려 볼까? 넌 대령 자리에 너무 오래 있었어. 너보다 어린 신입들도 네 위로 올라갔는데 나중에 만나면 어색하지 않겠어”
“내 일에 소장님까지 신경 쓸 필요 없어.”
가틀릭은 얼굴을 굳혔다.
“레스더, 너 지금 사석에서도 연기하는 거야? 우리끼리 대화하는데 왜 그래.”
그러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테이블을 힐끔 봤다.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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