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성지우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난리야!’
시녀는 곧바로 외부에 대기 중이던 서비스 로봇을 통해 집사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집사는 즉시 이 사건을 대령에게 보고하고 대령의 명령을 기다리며 저택 전체를 봉쇄했다.
그는 저택의 관리 권한만 있을 뿐 내부 병력을 직접 지휘할 권한은 없었기에 오로지 대령의 명을 따라야 했다.
한편 제국 귀족 전용 레스토랑에서 레스더는 지금 가문에서 소개한 여성과 마주 앉아 있었다.
듣자 하니 이 여자는 백여우 일족 출신이라고 했다.
여자는 여우 일족답게 요염하고 관능적으로 꾸미고 있었고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남자의 넋을 빼앗을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레스더는 그녀에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눈에 띄게 짜증을 억누르고 있었다.
몸을 겨우 가릴 정도의 천 조각과 시선을 조금만 들어도 훤히 드러나는 반쯤 노출된 가슴은 말할 것도 없이 성지우의 단정한 모습과 대비를 이루었다.
레스더는 문득 성지우와 함께 식사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서툴고 조심스럽던 그녀의 모습이 지금 눈앞의 이 여자보다 백배는 더 보기 좋았다.
“대령님, 가문에서 준비한 자리인데 대령님께서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따로 주문은 안 했어요. 취향대로 주문하시면 돼요.”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옆에 있던 전자 메뉴판이 자동으로 레스더 앞으로 이동했다.
이 별의 수인들은 대개 에너지 드링크를 섭취하는 것으로 식사를 대신했기에 음식을 먹는 수인은 드물었고 먹더라도 대부분은 날것을 선호했다.
레스더는 찡그린 얼굴로 식당의 대표 메뉴 몇 가지를 골라 주문하고 메뉴판을 여자 쪽으로 건네며 선호하는 음식을 물었다.
여자는 부끄러운 듯 웃었다.
“대령님이 고르신 거면 다 좋아요.”
그렇게 두 사람은 빠르게 메뉴를 정했고 주문이 완료되자 요리사들은 바로 조리에 들어갔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여자는 끊임없이 말을 이어갔지만 레스더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짧은 대답만 건넬 뿐이었다.
분위기가 어색하게 얼어붙은 건 뻔했지만 손님이 많지 않은 덕분에 요리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