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이 식탐 많은 강아지야. 알겠어, 조금 줄 테니까 매번 맛있는 것만 골라 먹는 건 안 돼.”
집에 돌아와 모든 일을 마친 성지우는 비로소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신 거울 앞에 선 그녀는 배에 손을 얹었다.
이미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분명 처음엔 지울 생각이었는데 굳게 결심했던 마음이 다시 흔들리고 있었다.
아직도 그와의 관계가 깨끗이 정리하지 못한 기분이었다. 관계를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다면 이 아이 역시 미련 없이 지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연약하고 따뜻한 감정이 자꾸만 고개를 들었다.
이국 땅에서 친구 하나 없이 홀로 살아가면서 그녀에게 유일한 위안이 된 존재가 레스더뿐이었다. 경찰서에서 의심을 받을 때, 성지우는 모든 것이 끝장날 줄만 알았다. 그런 절박한 순간에 아무 조건 없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준 것도 결국 그였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옆에 누워 있던 구혁은 그녀의 망설임을 눈치챘지만 무슨 고민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그의 시선이 성지우의 손을 따라 배로 향했다.
‘설마...’
반란자 연맹을 대신해 적의 아이를 없앤다면 큰 공을 세우게 될 것이다.
구혁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하우스에서 뛰쳐나와 거실을 헤집기 시작했다. 소리를 들은 성지우가 거실로 나오자 참혹한 광경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바닥은 개 사료로 뒤덮여 있었고 물그릇은 엎어져 있었으며 하우스는 찢어져 있었다. 소파 쿠션은 이미 검둥이의 이빨에 물려 반토막이 나 있었다.
충격받은 성지우는 검둥이가 망쳐 놓은 소파 쿠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검둥아, 안 돼! 여긴 임대 아파트야. 쿠션까지 물면 안 돼.”
“쉬이익!”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쿠션은 두 동강이 나버렸다. 구혁은 이제 소파까지 공격할 기세였다. 성지우는 재빨리 빗자루를 들고 그를 쫓으려 했지만 구혁은 민첩하게 피해 다녀 성지우가 오히려 넘어질 뻔했다.
헐떡이는 그녀를 보며 구혁의 얼굴에 도전적인 표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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