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성지우가 검진서를 들고 병원을 막 나선 참이었다. 그때 뒤에서 산부인과 의사가 그녀를 부르며 뒤따라왔지만 아쉽게도 따라잡지 못했다.
의사는 곧장 발걸음을 돌려 원장실로 향했다.
“원장님! 원장님!”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벌컥 열자 차를 마시고 있던 원장은 깜짝 놀랐다.
“왜 이렇게 덜컥덜컥 들어오는 거야? 깜짝 놀랐잖아.”
원장은 다소 당황한 얼굴로 컵을 내려놓았다.
산부인과 의사는 숨을 고르며 검진서를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원장님, 이 환자의 검진서에 뭔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원장은 별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또 무슨 난리야? 너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러잖아.”
“이번에는 진짜입니다. 한 번만 봐주세요. 직접 보면 아실 겁니다.”
귀찮은 듯 검진서를 집어 든 원장은 무심히 넘기던 중 어느 순간 손이 멈췄다.
안경을 고쳐 쓰고 검진서 데이터를 다시 한번 천천히 훑어보았다.
이상했다. 뭔가 심상치 않은 게 분명했다. 하지만 병원 안에서 소란을 일으킬 수는 없었다.
원장은 표정을 감춘 채 안경을 벗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별거 없구먼. 특이한 경우도 있는 법이지.”
산부인과 의사는 납득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원장님, 이건 분명히...”
“전에 응급실에서도 다친 유인종을 진료한 적 있었지? 그때도 지표가 좀 이상했어. 우주가 이렇게 넓은데 특별한 경우 하나쯤 있는 거야.”
“그래도...”
“됐어. 이렇게 하자.”
원장은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끗 보며 이어서 말했다.
“지금은 근무 시간이라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어. 내가 따로 시간 내서 다시 살펴볼 테니까 넌 가서 진료나 계속해.”
결국 산부인과 의사는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떠났다.
그가 나가자마자 원장은 조용히 안경을 다시 썼다. 그리고 좌우를 살피며 검진서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특히 혈액형 항목이 문제였다.
원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걸었다. 한참을 신호음만 들려오다 상대가 마침내 전화를 받았다.
“이야, 세이로 병원 원장님.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다니 이젠 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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