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성지우 씨, 저도 제가 책임져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요? 그럼 그것들을 잘 책임지면 되겠네요. 저는 피곤해서 좀 쉬어야겠어요.”
성지우는 눈을 감아버리고 레스더가 무슨 말을 하든 더 이상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레스더는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섰다. 문을 열자 원장의 비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대령님, 원장님께서 부르십니다.”
레스더는 그를 따라 원장실로 향했다. 방 안에는 세이로 병원 원장 한 사람만이 있었다. 두 사람뿐인 공간에서 레스더는 빙빙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답게 바로 본론을 꺼냈다.
“무슨 일입니까?”
원장은 한동안 입을 떼지 못하다가 결국 이를 악물고 말했다.
“대령님, 성지우 씨... 제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맞는 거죠?”
“원장님이 생각했을 때는 어떻습니까?”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원장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말을 이었다.
“성지우 씨가 여기 온 목적을 알고 계십니까?”
레스더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성지우가 쓰러질 뻔한 순간 이능력을 써서 급히 병원으로 데려왔고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곁을 지켰다. 도중에 의사가 검사 결과를 알려주었고 그제야 그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장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감정이 오갔는지 전혀 알 수 없었고 성지우가 무슨 일 때문에 그토록 격앙되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대령님, 성지우 씨는 유산하러 왔습니다.”
유산이라는 단어가 레스더의 머릿속에서 폭발하듯 울려 퍼졌다.
‘그 아이가 그렇게도 싫은 건가?’
“처음 예약된 수술은 실패했습니다. 성지우 씨의 몸이 너무 허약해서요. 최근의 극심한 피로도 한몫했을 겁니다. 두 번째 수술은 3일 후로 예약되어 있습니다.”
원장이 이렇게까지 자세히 설명하는 이유는 그 역시 볼찬 가문에서 선발된 인물이었기 때문에 결국 레스더를 돕고 싶었던 것이다.
레스더는 힘이 빠져 두 걸음 물러섰다. 다행히 원장이 재빨리 그를 붙잡았다.
“대령님, 괜찮으십니까?”
“나가 주세요.”
“의사를 부를까요?”
원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레스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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