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성지우는 자기 얼굴을 두드리며 정신을 다잡았다.
테온은 겉이 번지르르한 독사 같은 인간이었다. 잘생기고 목소리가 좋다고 해서 그 사람 자체가 좋은 사람이라 착각해서는 안 된다.
아니, 그는 원래부터 그림자 속에 숨어 있다가 기회를 노려 사람을 물어버리는 그런 독사였다. 성지우는 절대 그의 겉모습에 속아 넘어가선 안 됐다.
점심이 되자 테온이 또 찾아왔다. 성지우는 그가 아침에 한 말이 그냥 하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커다란 도시락을 들고 온 것이었다.
“이번에는 일찍 왔어. 분명 아직 밥을 안 먹었을 거 아냐.”
그는 도시락을 들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잠깐.”
성지우가 그를 막아섰다.
“미안하지만 우리는 오늘 점심을 건너뛰기로 했어.”
“왜?”
테온은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했다.
“별 이유 없어. 아침에 많이 먹어서 배가 안 고파. 너는 왜 갑자기 이렇게까지 우리 식사를 챙기는 거지?”
성지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 여기 놔두고 갈게. 나중에 배고프면 열어 먹으면 되잖아.”
“필요 없어. 안 먹어.”
성지우는 확실하게 거절했다.
테온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두 번이나 밥을 갖다줬는데 안 먹어? 앞으로 그냥 굶어 죽어!”
그는 도시락을 그대로 바닥에 내던져 버렸다. 밥과 반찬이 바닥을 어질러놓았다.
“진짜 어이없네.”
성지우도 화가 나 문을 꽝 닫아버렸다. 갖다 달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제 혼자 생색내고, 거절했다고 화내고, 진짜 누굴 상대로 화를 내는 건지 황당했다.
그때 어디선가 고양이 한 마리가 달려와 바닥에 흩어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문제 없어 보였지만 5분쯤 지나자 고양이가 괴롭게 울부짖으며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
성지우는 궁금해서 문을 열고 상황을 살펴봤다. 처음에는 누군가 고양이를 학대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자 그녀는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조심스럽게 바닥에 흩어진 음식을 조금 담아 로봇 의사에게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를 본 순간, 성지우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 역시 예상대로 테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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