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연맹의 경계선에서 수많은 병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국경을 넘어오는 제국 망명자들의 수가 심상치 않게 늘고 있다. 힐턴 제국 최강의 이능력자라는 대령이 실종되었는데 제국 황제는 그 틈을 타 볼찬 가문을 탄압하려 한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하퍼 가문마저 딸 때문에 관계가 결렬될 위기에 놓였다.
검은색 가면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차림을 한 남자는 병사에게 신분 조사를 받고 안전을 확인한 뒤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길에서 수인이 하는 말을 들으며 그 남자는 일말의 표정 변화도 없었다.
연맹에 진입한 후 남자는 가장 먼저 호텔에 체크인하고 온몸에 말라버린 핏자국을 재빨리 씻어냈다.
거울에 비친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레스더였다.
애초에 타국에서 간단히 상처를 처치하고 휴대폰을 들여다봤는데 반란자 연맹 아들의 결혼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녀의 사진은 없지만 위에 적힌 성지우라는 이름 석 자에 레스더는 화들짝 놀랐다.
‘지우가 왜?’
그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흉터도 막론하고 연맹으로 달려왔다. 또한 오는 길에서 바운티 헌터의 신분까지 빼앗았다.
바운티 헌터는 돈만 된다면 암살 대상이 누구든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한 나라의 황제를 암살하는 일조차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합법적인 신분을 보장받기에 입국하려는 국가에서 바운티 헌터의 활동을 금지하지만 않는다면 신분증만 제시하고 간단히 입국할 수 있다.
바운티 헌터들의 신분증은 모두 실명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바운티 헌터들은 황실 암살 의뢰를 꺼렸다. 만약 암살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실명과 사진이 박힌 수배령이 전 세계에 뿌려질 테니까. 게다가 각국 황제 주변에는 이능력자 수비병이 철통같은 경비를 펼치고 있다.
연맹에 잠입하기 위해 레스더는 다크웹에 자신의 암살을 의뢰하는 현상금을 걸었다. 아니나 다를까 곧 바운티 헌터 한 명이 의뢰를 수락했다. 레스더는 그자가 자신을 암살하려 할 때 역으로 그를 죽이고 신분을 빼앗았다.
뜨거운 물줄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