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허이설이 고개를 들자 용제하의 시선이 곧바로 그녀의 눈과 맞닿았다.
놀란 허이설은 급히 고개를 숙였다.
숨이 막힌 듯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 걸을 수는 있겠어?”
용제하의 대답은 쉰 목소리로 낮게 흘러나왔다.
“그럼, 나 혼자 갈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얼굴이었다.
허이설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그냥 둘 수 없었다.
“...내가 잡아줄게.”
아까 그가 일어설 땐 아직 힘이 남아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괜히 그런 말을 던졌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용제하는 고개를 숙인 채 어깨에 기대어 더 지쳐 보였다.
허이설은 그의 팔을 자기 어깨에 걸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도 그는 거의 체중을 실지 않았다.
잠시 뒤, 진료실 문 앞에 이르렀을 때 허이설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는 걸음을 재촉해 그를 의자에 앉히려 했다.
용제하는 느릿하게 말했다.
“이 시간에 누가 민폐 전화야.”
허이설이 멈칫했다.
“모르겠어, 혹시 급한 일일 수도 있잖아.”
용제하가 눈을 흘겼다.
“응, 또 네 영천 오빠야?”
허이설은 눈을 크게 떴다.
“무슨 소리야?”
용제하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의 손이 허이설의 어깨에서 떨어지더니 혼자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그제야 허이설은 자신이 완전히 놀아났다는 걸 깨달았다.
입꼬리가 비틀리며 허탈한 웃으미 새어 나왔다.
놀리다니, 어이없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든 채 복도를 나서자, 화면에 윤가을 이름이 떴다.
“이 시간에 웬 전화야?”
허이설은 병원 출입문으로 향했다.
용제하에게 놀아난 기분이 씁쓸했다. 그 옆에 머물 이유도 없었다.
그녀는 택시를 불러 곧장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때 전화기 너머로 윤가을의 목소리가 급히 들려왔다.
“아까 네 방에 갔는데 문을 안 열더라. 무슨 일 있는 줄 알았어. 왜 이제야 받았어?”
허이설이 멈칫했다.
“나... 지금 병원이야.”
그녀는 용제하가 밀크티를 마시고 탈이 난 일을 설명했다.
윤가을이 혀를 찼다.
“걔도 참 별나다. 밀크티 하나 마시고 탈이 나?”
허이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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