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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좋았던 순간은 많았지만 혼자 기다리던 시간과 그가 모든 걸 숨기고 버텼던 모습까지 떠올리면 허이설은 다시는 그런 방식으로 사랑하고 싶지 않았다. 가슴 뛰었던 감정도, 좋아했던 마음도 모두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게 자신이 원하는 삶과는 다르다는 걸 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감정은 한 번 겪어보는 걸로 충분했다.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할 이유는 없었다. 밤 8시가 되자 허이설은 휴대폰을 들어 용이든에게 전화를 걸었다. 용이든을 보고 있으면 용씨 가문 사람들은 다 이런가 싶을 만큼 똑똑했다. 허이설이 한 번만 설명해도 용이든은 곧바로 기억했고 응용까지 했다. 기초적인 한글 공부는 말할 것도 없었다. 허이설은 한글 자음과 모음의 글자 모양과 발음을 설명한 뒤, 단어 뜻풀이와 예시 문장까지 덧붙여 설명해 주면 용이든은 한 번 들은 걸 완벽하게 기억해 냈다. 심지어 허이설이 만든 예시 문장과 단어 조합까지 모조리 외워 암기 테스트를 통과했다. ‘어릴 때 용제하도 이렇게 영특했을까.’ 용이든을 볼 때면 그런 생각이 문득 들곤 했다. 용이든은 늘 허이설과의 전화를 끊기 아쉬워했다. 한참 혼자 투덜거리다가 도우미가 빨리 목욕을 해야 한다고 재촉하고서야 그는 인사를 건네고 전화를 끊었다. 허이설은 요즘 용이든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 변화가 반갑기도, 묘하게 복잡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회만은 없었다. 전화를 끊고 씻은 뒤, 허이설은 침대에 누웠다. 오늘 있었던 일 때문에 머릿속이 계속 시끄러웠지만 내일 또 실험실에서 공부를 해야 하기에 오늘은 어떻게든 일찍 자야 했다. 억지로 눈을 감고 버티다 보니 어느새 잠들었다. 그 때문일까. 잠든 뒤 꾸게 된 꿈은 유난히 길었다. 그리고 그 꿈은 모두 용제하에 관한 것이었다. 꿈속에서 허이설과 용제하는 익숙한 거실 소파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 허이설 품에는 꼬리를 느긋하게 흔드는 고양이가 있었고 용제하는 그녀를 안은 채 무릎 위에 그림책을 펼쳐 놓고 있었다. 그는 허이설의 귓가에서 조용히 글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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