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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현장 전체가 말할 수 없이 무거운 분위기에 짓눌렸다.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심지어 음산한 바람 한 줄기가 스쳐 지나가면서 분위기는 더욱 섬뜩해졌다.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기는커녕 서로를 마주 보며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너무 어색했다. 특히 김씨 가문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눈빛이 점점 멍해지기 시작했다. “뭐? 이 번호가 영일고 번호가 아니라 희원고 번호라고?” 김병훈의 목소리는 매우 높고 커서 현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명헌이는 분명히 일영고에 다니고 있는데, 희원고에서 전화 올 리 없지 않아요?” 김슬기는 의아해하며 중얼거렸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어리둥절했다. ‘이건 말이 안 돼!’ “희원고라...” 김혜주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 가능성은 그녀를 더 깊은 충격에 빠뜨렸다. ‘희원고에 다니는 사람은 김우연뿐인데! 하지만 김우연이 공부를 그렇게 잘한다고?’ “당신들 실수한 거 아니야? 희원고 전화가 어떻게 나에게 걸려 올 수 있겠어? 다시 좀 확인해 봐. 우리 아들이 이번 모의고사 성적이 아주 좋으니까, 분명히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수학이 만점이라고! 어서 확인해 봐!” 조서아는 안절부절못하며 재촉했다. 시간이 지체되면 김명헌의 입학에 지장이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 “우리 학교에는 만점을 받은 학생이 아예 없어요. 만약 있었다면 분명 위에서 통보가 왔을 거예요” “정말 죄송해요. 이 전화는 정말로 희원고에서 걸려 온 거예요. 혹시 희원고에 가서 문의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교장은 몸을 낮추고 조서아 앞으로 다가가 굽신거리며 조심스럽게 전했다. 동시에 그는 한 가지 가능성을 감지했다. ‘설마 희원고에 수학을 만점 받은 자가 나온 거야? 이 소문이 퍼지면 정말 큰 일인데! 일영고는 교사 자원이 풍부한 명문 고등학교인데, 하찮은 희원고에게 지다니? 이 소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정말 망신당하고 말 거야!’ “자, 가보자. 무슨 일인지 제대로 확인해 보겠어. 만약 이게 희원고의 잘못된 정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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