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김명헌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그의 눈빛에는 서운함으로 가득 찼다. 일부러 이런 표정을 지은 것이었다. 김우연을 위해 기뻐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더 불쌍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계획은 바로 김씨 가문 사람들의 측은지심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명헌아, 조급하지 마. 넌 꼭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 거야!” 김슬기는 김명헌의 손을 꼭 잡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내 아들은 최고야. 꼭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거야!” 조서아도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런데 우연 형이 최고죠. 추천 전형으로 대학에 갈 수 있으니까요. 얼마나 자랑스러워요.” 김명헌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면서 다시 쓴웃음을 지었다. 마치 김우연을 진심으로 부러워하면서도 그처럼 되지 못해 매우 아쉬워하는 느낌을 주었다. 다들 김명헌의 마음을 느낀 듯 고개를 숙이며 생각에 잠겼다. 이때, 김병훈이 갑자기 먼 곳을 향해 소리쳤다. “이쪽으로 오세요!” 일영고의 교장 박종호는 즉시 토끼처럼 달려왔다. 그는 간사하게 웃으면서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김 회장님, 무슨 지시라도 있으신가요?” “박 교장, 저 김우연의 추천 전형을 취소하고 대신 내 아들을 추천해 주는 방법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김병훈은 기고만장한 자세로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그의 말에 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래도 되는 건가? 오직 김명헌만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목적은 김우연의 모든 것을 빼앗는 것이었다. “네? 그건 좀 힘들 것 같아요. 전 국민이 다 지켜보고 있거든요.” 김병훈의 말에 박종호는 깜짝 놀라서 몸을 움찔거렸다. 그러나 김병훈은 바로 수표 한 장을 꺼내 200억이라는 숫자를 적은 후 냉랭하게 말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추천 자리를 내 아들로 바꿔 주세요!” 200억? 교장은 수표에 적힌 금액을 보고 숨이 멎을 뻔했다. 사실 그는 김병훈이 이런 횡포를 부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200억을 주고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