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김우연은 김병훈을 똑바로 바로보면서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마치 예리한 칼날처럼 날아갔다. 그는 예전에 김병훈이 자기 앞에서 드러냈던 추악한 모습들이 생각났다. 정말 징그럽기 짝이 없었다. 김병훈은 김명헌을 매우 아꼈다. 심지어 김명헌을 위해 법을 어기는 부정 부당한 일들도 서슴없이 했다. 지금 말하라고 하면 김우연은 술술 말할 수 있었다. 그가 김씨 가문을 떠났지만 여전히 김병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마치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떼어낼 수 없어서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었다. “김우연, 더 이상 고집부리지 마. 진정한 강자 앞에서 넌 질 수밖에 없어. 깔끔하게 포기하면 체면이라도 봐줄게.” 김지유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것은 그녀가 여기에 와서 한 첫마디였다. 다만 김우연이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말이었다. “그래. 넌 이길 수가 없어. 그냥 포기해. 그렇지 않으면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김혜주도 타일러듯이 말하면서 어쩔 수 없듯이 고개를 저었다. 모두 김우연이 현실을 직시하고 주제넘은 짓을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아무도 평범한 사람의 생사를 신경 쓰지 않으니까. “크크. 누나들도 내가 추천 전형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김우연은 그녀들의 태도에 놀라지 않고 그저 냉소를 머금었고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려 있었다. “추천 전형이 뭐라고. 그냥 포기해. 동생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마.” 조서아는 울먹이며 간절하게 애원하였다. 김우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진경철과 석지향 등을 빤히 쳐다보았다. “우연아, 난 네 결정을 믿고 지지할 거야. 무엇을 하든 무조건 지지할게!” 진경철은 정중한 말투로 단호하게 말하였다.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우린 든든한 버팀목이니까 두려워하지 마!” 석지향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결연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격려해 주었다. “오빠, 고개를 숙이지 마세요! 그들이 비웃을 수 있어요!” 진아린마저 김우연의 곁으로 달려가서 확고한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 순간, 김우연은 막강한 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