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이 장면은 겉으로 보기에는 부자간의 정이 넘치는 훈훈한 모습이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분명 손뼉을 치며 감탄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 앞에 서 있는 장민석은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김우연은 어디 있습니까?”
장민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목소리에는 차가운 기운이 섞여 있었다.
“장 교수님, 잠시만요. 음식이 곧 나올 거예요!”
김혜주가 나서서 분위기를 풀어보려 애썼다.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조금이라도 끌기 위해서였다.
어쩔 수 없이 장민석은 일단 감정을 누르고 식사 자리에 앉았다.
곧 식탁 위에는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졌다.
색, 향, 맛,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만찬이었다.
장민석은 마음속으로 살짝 놀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거 정말 사치스럽군.’
심지어 수도인 경성시의 다른 명문가들조차도 이 정도 대접은 드물었다.
‘역시 작은 도시라 해도 이런 대가문이 존재하네... ’
그는 그렇게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장민석은 젓가락을 들었다.
식사는 빠르게 흘러갔고 그 사이 김병훈은 계속해서 술을 권했다.
한 잔, 또 한 잔.
결국 장민석은 술에 점점 취해갔다.
얼굴이 붉어지고 말투가 흐릿해졌으며 몸도 비틀거렸다.
“자네는 몰라, 내가 요즘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말이야!”
“정원대학 그놈의 학교는 경쟁이 너무 치열해! 누가 합격만 해도 교수들이 다들 줄 서서 관계를 맺으려고 하지 뭐야! 졸업 후에 도움받으려고 말이지! 그러니까 자네 딸을 꼭 내 제자로 삼아야 해. 우리 두 가문이 가까워져야 하지 않겠어?”
그는 비틀거리며 김병훈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말은 흐릿했지만 관계를 맺고 싶다는 속내가 다 드러났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냉담하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었다.
이 모습을 본 김씨 가문 사람들은 전부 놀란 눈빛을 주고받았다.
‘역시 술은 만능이지!’
그들의 표정에는 안도감이 비쳤다.
“걱정하지 말게! 우리 김씨 가문은 은혜를 절대 잊지 않아!”
“그런데 말이야, 우리 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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