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그 시각.
김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와 있었다.
조서아와 김명헌을 비롯한 가족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
모두가 들떠 있었다. 마치 이미 새로운 대학 생활이 눈앞에 펼쳐진 듯했다.
“아들, 네가 갖고 싶은 건 뭐든 다 사줄게.”
조서아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롤스로이스 좋아하니? 내일 바로 팬텀 한 대 사줄게. 학교 갈 때나 놀러 나갈 때 타면 딱 좋을 거야.”
“기숙사가 좁게 느껴지면 엄마가 경성시에 별장 하나 사줄게. 그러면 친구들도 불러서 놀 수 있겠지.”
“아, 그리고 외롭다고 느낄까 봐 엄마가 경성시의 다른 명문가 자제들도 좀 소개해 줄게. 좋은 친구들이랑 어울려야 나중에도 서로 도와줄 수 있잖니.”
조서아의 말에는 넘치는 애정이 묻어 있었다.
그의 눈빛은 부드럽고 목소리는 따뜻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의 모든 사랑이 김명헌에게 쏟아져 있었다.
“엄마가 결정해 주세요. 전부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할게요.”
김명헌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 순한 미소는 조서아의 마음을 완전히 녹여버렸다.
“착한 아들, 너는 정말 엄마의 좋은 아들이야.”
조서아는 그를 꼭 껴안고 얼굴에 계속 입을 맞췄다.
김명헌은 그저 얌전히 웃으며 조용히 받아주었다.
“명헌아, 이제 너랑 셋째랑 같은 학교 다니게 됐잖아.”
김슬기가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부터는 운명이 바뀌는 거야. 최고의 명문대 학생이라고! 졸업하면 훌륭한 동문도 많을 테니 꼭 관계를 잘 쌓아둬야 해. 언젠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사업도 같이 할 수 있을 거야.”
“응, 둘째 누나 말 명심할게!”
김명헌은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그의 얼굴에는 흥분과 행복이 가득했다.
온 집안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분위기는 화목했고 그들은 마치 이미 성공한 인생을 축하하듯 즐거워했다.
하지만 김혜주만은 침묵하고 있었고 그녀는 웃지 않았다.
김우연의 대학 진학 자격이 박탈된 일을 생각하자 마음이 아팠다.
그건 다름 아닌 자기의 가족이 저지른 짓이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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