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그들은 인원수를 통계 내고 초대장을 준비해야 했다.
그때가 되면, 한 번의 성대한 연회를 통해 김명헌의 뛰어난 모습을 모든 사람 앞에 보여줘야 했다.
김명헌은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오만하고 자만에 찬 미소였다.
‘김우연, 네 모든 건 결국 내 것이 될 거야. 너 따위가 감히 나와 겨루겠다고? 꿈도 꾸지 마.’
“나는 시간이 없어서 먼저 회사에 다녀올게요.”
김지유는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아 돌아서서 떠났다.
그녀의 마음은 슬펐고 찢어질 듯 아팠다.
“나도 이만 가봐야겠어요. 논문이 좀 복잡해서 시간이 안 될 것 같아요.”
머뭇거리지 않고 김혜주도 뒤따라 나갔다.
김명헌이 훔친 자격으로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자랑하는 그 모습을 그녀 역시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그래, 먼저 가봐.”
조서아는 담담히 미소 지으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김슬기도 신경 쓰지 않고 즐거운 듯 분주히 움직였다.
하지만 김명헌은 미간을 찌푸렸다. 두 사람의 이탈이 그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이건 다름 아닌 김명헌 자신의 큰 이벤트인데 어떻게 그 두 여자가 도와주지 않을 수 있는지 달갑지 않았다.
‘설마 무슨 비밀이라도 있는 건가?’
김명헌은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불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결국 시선을 거두고 다시 일에 몰두했다.
별장 밖.
“언니, 어디 가는 거야?”
김혜주가 급히 뒤쫓아갔다.
“내가 어디 가든 네 알 바 아니야. 너는 네 일이나 해.”
설명할 생각조차 없던 김지유는 차 문을 닫고 그대로 출발했다.
‘설마 김우연을 찾아가려는 건 아니겠지?’
김혜주는 잠시 멈칫하더니 얼굴이 굳어졌다.
지금쯤이면 김지유는 자신이 전해준 걸 다 읽었을 것이다.
그래서 감정이 요동치는 거겠지.
하지만 지금 김우연을 찾아간다면 상처만 받을 뿐이었다.
그들은 조금 전 김우연에게 다녀왔고 그가 분노로 들끓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김혜주는 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미간을 깊게 찡그리며 한숨을 내쉬며 결국 차에 올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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