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화
저녁 6시.
서이건은 오늘 회의만 참가한 후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요 며칠 그는 좀처럼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중요한 회의나 그의 결재가 꼭 필요한 프로젝트 일이 아니면 전부 다 비서에게 맡겼다. 그리고 해외 출장 같은 것도 임원들을 대신 보냈다.
서이건의 요즘 일과는 서태준의 상태를 확인하러 병원으로 가거나 새벽까지 일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예전에는 오롯이 일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30분에 한 번씩 담배를 피우거나 도저히 집중되지 않을 때면 취할 정도까지 술을 진탕 마셨다.
그러다 잠이 오면 대표이사실에 있는 작은 방에서 잠을 자곤 했다.
별장에는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이루나와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되니까.
특히 침실에는 그녀가 두고 간 옷가지들과 화장품들도 있어 더 가슴이 막히고 괴로웠다.
일하는 중에 술을 마셨던 이유도 다 이루나 때문이었다. 술이라도 마셔야 덜 괴로우니까.
서이건은 거실로 들어온 후 소파에 기대앉아 눈을 감았다. 그렇게 몇 분간 휴식을 좀 취하려는데 집사가 택배 하나를 들고 들어오며 그를 향해 말했다.
“대표님, 대표님 앞으로 택배가 하나 도착했습니다.”
“택배?”
서이건이 눈썹을 끌어올리며 택배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온라인 쇼핑 같은 건 일절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가끔 집으로 택배가 도착하는 일이 있긴 해도 전부 해외 바이어들이 보낸 선물이거나 중요한 서류뿐이었다.
그리고 애초에 그런 것들은 보안상 미리 얘기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아무런 연락도 없이 택배가 도착하는 건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혹시 회사에서 급히 보낸 건가?’
서이건은 그렇게 생각하며 택배를 건네받았다. 그런데 보낸 사람의 이름도 실명이 아니었고 전화번호도 보이지 않았다.
집사가 건네준 커터 칼로 상자를 열어본 그는 상자 속에든 또 다른 나무 상자에 미간을 찌푸렸다.
나무 상자 위에는 쪽지도 붙여져 있었다.
[선물이야. -이루나-]
이루나가 보낸 택배였다.
익숙한 필체로 적힌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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