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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곧이어 서이건은 서태준 손에 있던 지팡이를 확 빼앗아 옆으로 내던지고는 거칠게 그를 앞으로 끌어당겼다. 서로 얼굴이 맞댄 상태로 그는 새빨간 두 눈으로 서태준을 뚫어지게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 “서태준, 경고하는데 더 이상 주제넘은 행동하지 마. 내가 받은 고통이 너보다 적을 거로 생각하지 마. 세상 전부가 네 편인 줄 알았어? 너의 순진하고 유치한 짓 때문에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지 알아?” 갑작스러운 상황에 서태준은 충격받아 한참 말이 안 나왔고, 그저 똑같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서이건을 바라볼 뿐이다. “뭐 하는 거예요. 그 손 놔요.” 아들을 애지중지 여기는 심혜진이 서둘러 달려와 서이건을 밀쳐내고는 조심스레 서태준을 부축했다. 이어 그녀는 뒤돌아 서이건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똑같이 화들짝 놀란 차화영은 어쩔 수 없이 들어와 서이건을 잡아끌며 꾸짖었다. “여기서 왜 또 이러는 거야. 태준이가 이제야 나아진 거 못 봤어?” “그러게 말이에요.” 심혜진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어머님, 도련님 지금 정신이 나간 것 같아요. 낮에는 회사 임원들한테 싸가지 없게 굴고, 저녁에는 집에 와서 저희한테 눈치나 주고. 며칠 전에는 경찰서에 잡혀갔다가 이제 와서 저희 태준이한테 분풀이하잖아요. 정말 귀신 들린 것 같아요.” 분을 다 토해낸 서이건은 병실에서 나와 거실로 가서 담배를 피웠다. 그렇게라도 가슴에 쌓인 답답함을 좀 달래보려는 듯했다. 차화영은 얼굴이 어두워진 채 이 모습을 지켜보며 한숨만 내쉬었다. 그녀는 병상 앞으로 다가가 먼저 서태준을 달랬다. “태준아, 그 일이 벌어진 지도 꽤 됐잖아. 이제 삼촌을 그만 탓해. 삼촌도 너와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 아예 그 여자랑 깔끔하게 끝냈어. 그러니까 너도 이제 한 발짝 물러나서 삼촌이랑 화해해. 애처럼 굴지 말고. 가족끼리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하지만 서태준은 콧방귀를 뀌었다. “진짜 깔끔하게 끝냈으면 강간죄로 고소당하지도 않았겠죠. 저를 속이는 게 재미있대요? 삼촌은 그냥 겉으로만 끝낸 척하고 계속 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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